수원의 한 우체국 국장이 고객을 침착하게 안내, 납치를 빙자한 사기전화의 피해를 막았다. 화제의 주인공은 수원 율전동 이진옥 국장.

3월17일 서울체신청에 따르면 지난 3월15일 오후 2시 K씨(여, 53세)가 우체국을 찾아와 급하게 보험대출 1200만원을 요구했다. 응대한 직원이 무슨 일이냐고 물었으나 K씨는 화를 내며 자신의 보통예금계좌로 입금해달라고 독촉했다.

같은 시각 이진옥 국장은 365자동화코너 근처에서 핸드폰으로 통화 중인 K씨의 딸을 발견, 표정과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창구업무를 끝낸 K씨가 불안한 표정으로 딸 곁으로 다가갔고 보이스피싱임을 확신한 이 국장이 메모지에 “사기전화?, 끊으세요.”라고 적어 딸에게 보여줬다. 이내 “오빠 목소리, 인질”이라고 적은 답변이 돌아왔고 이 국장이 다시 “오빠에게 전화. 경찰연락”이라는 메모를 전했다.

계속 불안해하던 K씨는 경찰을 통해 아들의 소재를 확인하기에 이르렀고 그제서야 사기범들이 아들을 납치했다는 전화를 걸어온 사실을 털어놨다.

K씨에 따르면 사기범은 전화로 먼저 “아들 집에 있어?”라고 물은 뒤 K씨가 엉겹결에 “우리 ○○이요”라고 대답하자, “○○이를 인질로 잡고 있다. 지금 5000만원을 송금하지 않으면 아들 손목을 잘라버리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

또 통화 도중 “엄마, 살려줘”라는 비명을 들려주어 K씨를 당황하게 만들었고 계속 통화상태를 유지하도록 해 다른 사람과의 접촉이나 통화를 막았다고 한다.

권오상 서울체신청 금융검사팀장은 “2년 전 극성을 부리다 잠시 수그러들었던 납치빙자 사기전화가 다시 시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유형의 전화는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긴박한 상황을 조성하는 만큼 가족 간에 수시로 소재를 확인하고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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