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현장에서 활동중인 백두
중앙119구조단(단장 김준규)은 오는 4월18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구조단 내에서 그간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희생해온 인명구조견 ‘백두’의 은퇴식을 개최한다.

2003년 생인 ‘백두’는 독일 세퍼드 종 수컷으로 지난 2007년도부터 중앙119구조단에서 인명구조견으로 활약해 왔다.

올해 서울 역삼동 건물붕괴 현장 실종자 탐색 등 국내 재난현장에 63회 출동해 실종자 15명을 발견했고 전국인명구조견 경진대회에서 5회 입상, 지난 2010년도 세계 인명구조견 경진대회에 출전해 전 세계의 구조견과도 기량을 겨룬 베테랑 구조견이다. 

▲ 2010년 1월18일 아이티 지진현장(세인트제라드 지역) 수색활동 중인 백두와 핸들러 이기원 소방장
특히 중국(2008년), 인도네시아(2009년), 아이티(2010년), 일본(2011년) 등 국제 재난현장에서도 맹활약했고 중국 쓰촨성 재난현장에서는 수색 중 유리파편에 양쪽 뒷다리가 찢기는 부상 중에도 15바늘이나 꿰매고 수색활동을 펼치는 투혼을 발휘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동물병원 건강검진 결과 노령에 따른 퇴행성관절염과 급격한 시력 저하 등 건강이 악화돼 중앙119구조단은 ‘백두’의 은퇴를 결정, 국민을 위해 희생해 온 구조견에 대한 동물사랑을 실천키로 했다.

오는 4월18일 은퇴식에는 중앙119구조단원과 인명구조견협회 관계자 등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백두’의 은퇴를 축하하고 그간의 공로를 인정해 공로패를 수여할 예정이다.

사단법인 한국애견협회(회장 신귀철)는 ‘백두’의 남은 여생 동안 사료를 무상 제공키로 했다. 또 구조견으로서 우수한 백두의 혈통을 보존키 위해 국립축산과학원에 유전자 보존을 요청했고 이미 체세포 체취를 마친 상태다. 필요할 때 ‘백두’의 복제도 추진할 예정이다.

▲ 아이티 지진현장에서 수색중인 백두와 핸들러 소방장 이기원 반장
은퇴한 후 ‘백두’는 그간 함께 호흡해온 핸들러 이기원 소방장에게 분양될 예정이다.

이기원 소방장은 “5년여간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쌓인 정이 깊어 평범한 애완견으로서 남은 여생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백두’의 자리는 ‘앤디’(4세, 수컷, 보더콜리)가 물려받을 예정이다. 백두의 은퇴소식을 들은 한 민간애견양성소에서 구조견의 기증의사를 밝혔고 중앙119구조단은 사전평가를 통해 구조견 ‘앤디’를 기증받기로 결정했다.

▲ 훈련중인 백두(장애물넘기- 뜀틀)
‘앤디’를 기증하기로 한 염유정 신비로애견학교 대표는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보다 구조견으로서 더욱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에 기증하는 것이 보다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중앙119구조단은 염유정 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이다.

중앙119구조단 첨단장비팀 정효수 팀장은 “중앙119구조단에서 구조견의 은퇴는 지난 2005년 3월 ‘다복’이와 2009년 6월 ‘하나’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이고 은퇴견의 관리 상태는 지속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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