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www.seoul.go.kr)가 ‘시민고객’→‘시민님’으로, ‘잡상인’→‘이동상인’, ‘쿨비즈’→‘시원차림’으로 바꾼데 이어 일제강점기 잔재 용어, 어려운 한자어, 불필요한 외래·외국어, 인격비하용어 등 어려운 행정용어 877개를 발굴, 알기 쉽게 바꿔 쓰기로 했다고 9월3일 밝혔다.

예를 들면 ‘가내시’→‘임시 통보’, ‘계출서’→‘신고서’, ‘가드레일’→‘보호난간’으로 바꾸는 식이다.

순화된 행정용어는 오는 10월 말부터 서울시 공문서는 물론 시민들이 접하는 자료, 홈페이지 등 모든 분야에 적용된다. 또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도 사용하며 전국 지자체에도 사용 권고를 위해 배포될 예정이다.

시는 공문서 작성 단계에서 순화된 행정용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자결재시스템에 행정순화용어 검색·변환기능을 추가해 빠르게 정착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 11월부터 ‘공공언어 바르게 쓰기’ 운동을 추진해 9개월 여간 어려운 행정용어 1066건을 발굴, 이 중 877건을 국립국어원의 국어심의회를 거쳐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는 작년 11월23일 국립국어원, 한글문화연대, (주)한글과컴퓨터 등 국어 관련 10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쉽고 바른 공공언어 만들기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또 서울시 홈페이지 내에 시민 누구나 제안할 수 있는 창구로 ‘공공언어 개선 제안’란과 네이버 블로그와 미투데이에 ‘우리말’을 개설했으며 서울시 및 자치구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언어 바르게 쓰기’ 교육과정도 시범 개설, 운영하는 등 바른 우리말 쓰기 정착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는 오는 9월4일 오후 5시30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13층 대회의실에서 ‘서울시 공공언어 시민돌봄이 한마당’을 개최해 그간 ‘서울시가 공공언어 바르게 쓰기’ 운동을 통해 순화한 행정용어를 공유하고 한글문화연대 내 대학생 모임인 ‘우리말 가꿈이’의 개선안 제안 등을 수렴하는 자리를 갖는다.

이 자리엔 박원순 시장을 비롯해 작년 업무협약을 체결한 10개 기관의 대표와 한글 관련 단체 및 시민단체, 대학생 ‘우리말 가꿈이’, 청소년 ‘쉬운말 사랑패’ 등 약 150명이 참석한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글 관련 단체들은 그동안 서울시의 노력을 격려하고 앞으로도 시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공공언어를 아름다운 우리말글로 만들고 널리 퍼뜨리는 일에 이바지 해 줄 것을 당부하는 차원에서 서울시를 이끄는 수장인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서울시 공공언어 개선 으뜸일꾼 임명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또 행사 진행을 서울시 인터넷방송과 ‘우리말’ 미투데이에 실시간 중계할 계획이다.

특히 ‘서울시 공공언어 개선 으뜸일꾼 임명장’은 당일 참석한 150여명이 각각 한 조각씩 150개의 퍼즐로 제작,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임명장을 수여해 눈길을 모은다.

당일 현장엔 A2사이즈의 150개 조각난 퍼즐의 임명장이 회의실 입구에 놓이고 참석자들이 각각 1개의 퍼즐을 집어 사인펜으로 해당 글을 쓰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임명장엔 전원 서명도 들어갈 예정이다.

행사 초반에 진행요원들이 조각을 맞춰 임명장을 완성하고 협약기관 대표·시민단체·대학생 등 10여 명이 공동으로 박원순 시장에게 수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 한글문화연대 내 대학생 모임인 ‘우리말 가꿈이’가 ▴새로운 사업이나 시설명칭을 만들 때 쉬운 우리말로 순화하고 ▴서울시민이 매일 접하는 대중교통인 지하철과 버스용어 중 개선할 사항들을 제안한다.

구체적으론 ‘데이케어센터’→ ‘어르신 쉼터’, ‘서울문화바우처’→ ‘서울문화이용권’, 서울시 홈페이지의 ‘라이브서울’→ ‘생생서울’, 지하철 ‘스크린도어’→ ‘안전문’, ‘우측보행’→ ‘오른쪽 걷기’, 서울버스 도착정보 안내시스템 안내용어 중 버스번호에 ‘하이픈’을 ‘의’로 제안한다.

예를 들면 ‘다음 도착 버스는 65-1번입니다’라는 안내 방송은 ‘65다시1번이 아니라 65의1번’으로 바뀌게 된다.  

앞으로 서울시는 우선적으로 ‘우리말 가꿈이’가 제안한 개선안과 시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대중교통 분야의 어려운 행정용어를 발굴해 순화하고 시민들이 제안한 사항들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또 하반기에 주요사업 및 명칭 부여 시 반드시 ‘서울시 행정용어순화 위원회’의 사전심의 단계를 거치도록 ‘서울시 공공언어 바르게 쓰기 사용 조례’도 제정, 시행할 예정이다.

서울시 국어책임관의 역할을 맡고 있는 정헌재 서울시 시민소통담당관은 “앞으로도 시민들이 이해하기 쉽고 바르고 품격있는 공공언어 사용에 앞장서 시민 눈높이로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이성하 기자(sriver57@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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