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감을 통해 독일 소방서 이해하기

조현국 화천소방서 소방행정과장 

2024-05-24     세이프투데이

유럽국가의 소방관서 방문준비에 관한 조언을 적은 지난 기고문에서 필자는 방문 대상의 소방서의 정보를 사전에 취득하는 좋은 방법으로 연감(年鑑)을 활용하라고 조언했지만 관련하여 추가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소방서 연감은 무엇이고 어떻게 구할 수 있고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알려보고자 한다.

그림 1. 보쿰 소방서 호흡보호정비창 작업 장면(출처 : 보쿰소방서 연감)

◆ 소방연감 작성 주체 = 독일을 비롯한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유럽 많은 소방기관(소방서, 소방학교, 의용소방대, 소방협회 등)에서 매년 연감을 작성하고 이를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연감을 소방서나 소속 자치단체 홈페이지를 통해 PDF 파일 형태로 받아볼 수 있도록 공개하는 소방서는 많지 않다. 다만, 이러한 연감의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행하는 소방기관이 상대적으로 독일에 많기에 구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연감은 소방서가 있는 지역은 소방서가, 소방서가 없는 지역에서는 거점 의용소방대가 관할 지역의 예하 의용소방대를 포함하여 작성하고 있고, 각 지역 및 전국 소방협회에서 작성하고 있다. 

연감의 작성은 한 해가 지나면 다음 해에 각 내근의 담당자들이 소관분야에 대해 수개월간 작업을 해서 완성하기 때문에 2024년 5월 현재에도 2022년도 연감이 주를 이루고 있고 2023년도 연감을 내놓은 소방기관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림 2. 프라이부르크 소방연감을 구글 검색한 결과

◆ 소방연감 구하는 방법 = 독일어로 연감은 “Jahresbericht”라고 한다. 예를 들어 방문하고자 하는 소방서가 프라이부르크라면 구글 검색창에 “Berufsfeuerwehr Freiburg Jahresbericht”라고 입력하면 프라이부르크의 소방연감 PDF 파일의 링크를 확인할 수 있다.

여러 독일의 소방서가 홈페이지에서 연도별 소방연감 파일 링크가 있는 페이지로 안내하는 메뉴를 노출하기도 하지만 찾아가기가 번거롭기도 하고 프라이부르크 소방서처럼 홈페이지의 메뉴상에 나와 있지 않은 경우가 있으니, 바로 구글 검색을 이용하는 방법이 간편하면서도 확실하기 때문에 후자를 권장한다.

소방연감을 책자로 만들어 배부하거나 판매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책자 형태로 유료판매를 하는 대표적인 단체가 바로 소방협회이다. 소방서에서도 판매여부는 명확하지 않지만 책자로 비치하고 방문했을 때 선물로 주는 경우가 있었다.

◆ 연감의 구성과 내용 = 각 소방서에서 공개하는 연감을 보면 내용의 구성에 있어 공통적인 부분도 많지만 차별화되는 부분도 많아서 일괄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나마 복잡하지 않은 사례로 보쿰소방서(Bochum)의 2022년도 연감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보쿰소방서 연감의 원본 파일은 다음의 링크를 통해 다운로드할 수 있다.

https://www.bochum.de/C125830C0042AB74/vwContentByKey/W2CS6HAU454BOCMDE/$File/Jahresbericht_FW_2022.pdf

일단 목차를 보면 다음과 같다.

표 1. 소방연감의 목차

각 소방기관의 연감에서 필수적이면서도 가장 공통적인 부분이 인사말, 현장활동, 각종 통계이다. 

보쿰 소방서의 연감에서는 목차 다음에 인사말이 나오는데, 보통 서장이 단독으로 나오는 것과 달리 새로운 지도부 간부들이 단체로 등장하여 인사말을 전하는 점이 독특해 보인다. 이어서 22년도에 있었던 굵직한 여러 사고현장에서 활동한 내용을 사진과 함께 간략하게 기술하고 있다.

(1) 교육훈련

20쪽. 3장에서 현장활동 외에 소방관서에서 추진했던 업무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소방서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 장에서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이 바로 교육훈련이다. 

교육훈련이 소방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주제이기 때문이다. 독일 소방공무원에게는 3개 계급 그룹이 있다. 비간부, 초중급간부, 고위간부이다. 

간부의 외부 초임 임용이나 내부 승진임용 시 2년간의 기본교육훈련과정을 거쳐야 하고 신규 비간부는 18개월의 기본교육훈련과정을 이수해야 정식채용이 된다. 이러한 임용 교육훈련과정은 소방서별로 조금씩 구성이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인 구성은 동일하다.

그림 3. 신규 비간부 기본교육훈련과정 구성 및 소방학교 교육운영실적

먼저 5개월간 화재진압 및 구조분야의 이론과 실기로 기본교육훈련을 5개월간 실시한 뒤, 4개월간 구급분야의 이론과 실기의 교육훈련을 실시한다. 이어서 1개월간 트럭면허 취득을 위한 운전교육, 장비관리, 사다리차 조작 및 체인톱 등의 동력장비 조작을 배운다. 

그리고 소방서에서 6개월간 실습을 마치면, 마무리 복습교육을 실시한 뒤 개인기술 및 단체 전술로 최종 임용시험을 치른다.

소방서 자체에서 운영하는 소방학교 교육 현황을 보면 신규임용 2개 교육과정을 남성대원 76명과 여성대원 7명이 이수하였다고 한다. 

보쿰소방서는 구급대를 많이 운영하고 있어 인구(36만)에 비해서 소방공무원의 수가 442명으로 상당히 많은 편이고 이로 인해 신규 대원들의 규모도 큰 편이다. 참고로 인구 30만으로 규모가 비슷하지만 구급대를 운영하지 않고 있는 칼스루에 소방서의 소방대원 수는 250명에 불과하다.

5개월간의 기본교육훈련 과정에서 1인당 40회의 공기호흡기를 착용한 훈련을 실시했기에 전체 교육생의 공기호흡기 착용 훈련횟수는 1,440회였다고 한다. 그리고 6개월간의 관서 실습에서는 85건의 화재출동과 131건의 구조출동이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기본교육훈련에 관한 소개에 앞서 기존 근무대원들의 교육훈련에 대한 언급이 나와 있다. 보쿰은 타지역의 소방서, 의용소방대, 공장소방대에서 온 대원들과 함께 교육훈련을 실시하고 있는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외래 동물에 대한 구조훈련이다.

그림 4. 외래 동물에 대한 구조교육을 받고 있는 소방대원들

최근 들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의 증가로 인해 생소한 외래종 동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동물로 인한 구조출동을 나갔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난감할 수 있다. 그래서 동물원의 협조를 받아 대원들에게 외래동물에 대한 지식과 구조요령을 교육시킨다고 한다.

그림 5. 동물원 물개 풀장에 물을 채워주는 소방대원들

이에 대한 보답인지 알 수는 없지만 동물원과 협약을 맺고 동물원에서 정기적으로 물개 풀장을 청소하는 날에 청소가 끝난 풀장에 소방대원들이 물을 끌어와 채워주었다고 한다. 

장거리에 있는 하천수를 흡수해서 많은 호스를 연결하여 물을 운반하는 것도 관련 지식과 기술이 필요한 훈련이기에 서로에게 도움이 된 것 같다. 

독일 소방서에 있었을 때의 개인적인 경험에서도 소방서장들은 특별할 게 없는 단순한 작업을 할 때도 다른 장비나 다른 방법을 사용해서 하도록 지시하는 경우를 봤는데, 별도의 훈련이 아니더라도 단순 작업에 배운 지식과 장비를 활용해서 훈련하듯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다음은 구급대원들의 교육훈련에 대한 언급이다.

그림 6. 구급대원들의 교육훈련 마무리 행사

우측에 말티저 유니폼을 입고 온 대원이 있는데, 소방서의 구급대원들의 교육 역시 다른 기관의 구급대원들과 함께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표 2. 구급대원 및 응급의사 구급학교 교육이수 현황

독일의 구급대원 자격에 대해서는 이해하기가 정말 어렵다. 자원봉사영역의 자격이 있고 전문적 자격증이 구분된다. 여하튼 소방서의 구급대원들은 기본적으로 Rettungssanitäter 이고 더 상급으로 가면 Notfallsanitäter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응급의사차(NEF)의 운전원과 응급의사이다. 독일에서는 지역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응급의사가 사고현장에 출동한다. 

신고접수 시 응급의사가 출동할 사안이면 구급대원들이 있는 구급센터 또는 안전센터에서 구급차는 현장으로 가고 응급의사차는 응급의료센터로 출동해 당직 응급의사를 태워서 현장으로 가서 먼저 도착한 구급대원들과 합류해 의료지도를 실시한다. 현장에서 필요한 평가와 처치를 실시하고 응급의료센터로 복귀하는 방식이다.

필자가 관서실습 시 구급활동 중 응급의사들을 자주 만났는데, 그들에게 물어보니 구급학교에서 응급의사과정을 통해 자격을 취득한 뒤 응급의료센터에서 진료를 하면서 응급의사로 출동한다고 하였다. 이들을 태워서 현장으로 가는 응급의사차의 운전원 역시 처치를 지원할 수 있는 구급자격을 갖춰야 한다.

(2) 정비창 운영

33쪽. 이어서 정비창의 운영 결과에 대한 기술이 등장한다, 연감에서는 2022년 1년간 차량정비창에 837건의 정비요구가 들어왔고 이중 714건이 정비완료되었다고 한다. 이중에서 413건은 자체 처리되었고 301건은 특장회사 등 외부에 의뢰해서 처리했다고 한다. 

간략한 소개지만 독일 소방서 차량정비창의 정비 역량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다. 정비처리 능력이 대단하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지만 정비를 요구하는 건수가 거의 1일 2대에 이른다는 점 역시 놀랍다. 

이 글을 쓰면서 타이틀 이미지로 올린 그림 1은 호흡보호장비 정비창에서 대원들이 작업을 하는 장면으로 필자에게 이 연감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게 봤던 이미지였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로 힘들던 시절 독일 소방에서 가장 감염의 우려가 높은 곳은 침실이나 식당, 차량이 아닌 호흡보호장비 정비창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독일소방에서는 한 번이라도 착용하여 사용했던 면체는 반드시 정비창으로 보내 세척, 살균건조, 진공 비닐포장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정비창으로 입고되는 엄청난 양의 면체는 호흡의 과정에서 나오는 호흡기 분비물이 묻어 있어서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정비창 작업대원들은 코로나 감염에 대단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 

연감을 통해 호흡보호장비 정비창에서 이에 대한 작업자 보호조치로 중증 코로나 환자를 돌볼 때 의료진이 착용하던 레벨 D방호복을 착용하고 작업하게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진을 보면서 철저하다는 감탄 뒤에 참 힘들었겠다는 위로의 말이 저절로 나온다. 

작업량에 대한 통계 언급에서는 총 8,700개의 면체를 비롯해 등지게, 봄베 등의 공기호흡기 장비(화학복 포함)를 2,200개를 정비하였다고 한다.

전체적인 정비창 운영 실적으로 정리한 그림에서는 차량정비 413건, 소화기 2,490건, 사다리 등 기계적 소방장비 674건, 전기장비 3,500건, 호스 2,816건을 정비했다고 표현하고 있다. 

독일 소방의 정비창은 우리에게 익숙한 호흡보호장비, 차량 정비창 외에도 호스정비창, 통신장비를 포함한 전기장비정비창, 목공, 철공, 피복, 소방장비 정비창 등 다양하다. 소화기도 일정기간 경과 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약제를 채우고 질소가스를 채우는 작업을 소방서에서 하고 있다. 

사용한 소화기는 소방서에서 자체적으로 정비하여 재사용이 가능하게 하고 있다. 로프, 사다리, 견인와이어 등 모든 소방장비에 대해서 법정기준에 따라 일정 기간 경과 후 지침에 따라 안전성을 검사하고 인증하도록 하고 있다.

그림 7. 신축공사 중인 제4소방구급센터 조감도

(4) 신축청사

36쪽. 노후된 제4소방구급센터가 2022년 3월 공사가 시작되어 2023년 중반에 완공될 계획이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공사가 늦어져 2024년 3월말에 공사가 끝났다.

독일에서 소방청사를 신축하는 것은 지역별로 보면 그렇게 흔한 모습은 아니다. 소방청사가 상당히 오랜 기간 사용되기 때문이다. 방문할 소방관서에서 신축 청사가 있다면 반드시 방문해 보는 것이 좋다.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는 친환경 설계가 반영되어 있고 이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최신 기술과 수려한 건축디자인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공사는 있던 위치에 신축을 하는 방식이라서 공사가 끝날 때까지 기존 차량과 대원들은 의용소방대 청사와 적십자 구급대로 분산되어 배치되었다고 한다. 

신축 청사 조감도에서 채광을 최대한 이용하는 구조임을 알 수 있고 차고문을 상하가 아닌 양 갈래 병풍식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림 8. 마무리 공사 중인 제4소방구급센터(출처 : 보쿰시)

공사진행 과정에서는 소방서에서 보유하고 있는 크레인 등의 장비를 활용했는데, 공사비용이 많이 절감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예전에는 안전센터를 소방센터(Feuerwache, FW)라고만 했는데 최근에는 구급의 비중이 노파지면서 구급대가 같이 있는 경우에는 소방구급센터(Feuer- und Rettungswache, FRW)라고 명명하는 것이 보편화 되었다.

(5) 심리지원팀

40쪽. 각종 행사에 대한 소개에 이어 40쪽에서는 소방대원들을 위한 심리적 지원활동에 관한 소개가 나와 있다. 최근 들어 독일 소방서 연감에서는 대원들의 심리지원에 대한 내용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그만큼 대원들의 심리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방서의 심리지원팀은 각 안전센터와 의용소방대, 구급학교에 최소 1명 이상 지정되어 있다. 심리지원관은 2가지 자격단계가 있는데, 32단위 교육을 이수하는 Helfer와 120단위 교육을 이수한 Assistent이다.

그림 9. 2022년도 전체 현장활동 현황

(5) 현장활동 통계, 비응급 환자이송

42쪽. 구급활동이 전체 출동 건수의 90%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화재의 경우, 전체 1,760건 중 화재속보설비 등으로 인한 오인출동이 1,190건으로 2/3를 차지하는데, 독일의다른 소방서 역시 화재출동에서 오인출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대에 이르고 있다.

구급통계에서 흥미로운 점이 보이는데, 41,514건의 일반적인 구급출동 외에 37,846건의 환자이송이 따로 있는 것이다. 독일에서는 가정과 병원 간, 병원과 병원 간에 환자를 이송하는 구급서비스가 있다. 

이것은 별도의 KT-AG라는 상황실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주로 적십자구급대 등 민간자원 구급차를 이용하고 대부분은 사이렌이나 경광등을 켜지 않고 이송한다. 그래도 위중한 환자이송도 종종 있어서 650건은 사이렌과 경광등을 사용하고 긴급이송을 했다고 한다.

(6) 조직도

50쪽. 각 청사별 위치와 홈페이지 주소까지 소개하는 지도 뒤로 소방서의 조직도가 등장한다. 자치단체에서는 각 실국별로 번호를 매기는데 소방은 37국이다. 하위 부서는 37.1, 37.2 방식으로 하위번호가 매겨진다. 

37.1 – 행정팀(민방위, 재난, 회계, 지출, 예산, 보험 등)

37.2 – 교육훈련 및 현장활동계획팀(소방학교/구급학교/소방차운전학교 운영, 대원전문교육훈련, 전술적 현장활동계획수립, 특별대응계획 수립 등)

37.3 – 운영팀(인사, 조직, 안전센터 근무관리, 상황실 운영, 구급업무, 의용소방대, 건물관리 등)

37.4 – 예방팀(화재예방기술적 평가, 소방검사, 화재예방교육, 소방계획서의 관리, 행사장 소방안전인력 배치 등)

37.5 – 차량장비팀(차량 및 장비관리, 장비조달, 무전 및 정보처리기기, 정비창 운영, 피복관리 등)

소방서 행정팀의 경우, 소방관이 아닌 공무원들이 근무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쪽 분야도 지속적인 교육훈련으로 양성되는 회계, 재난, 행정의 전문가들이기 때문이다.

보쿰시가 속해 있는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의 소방학교는 보쿰과 아주 먼 곳에 있다. 그리고 보쿰에는 구급학교만 있다. 소방학교와 소방차 운전학교는 소방서에서 별도 인원을 배치해서 자체 교육생을 훈련시키는 개념을 의미한다. 타지에서 많은 소방대원들을 위탁교육시키는 것을 보면 상당히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소방서에서는 우리와 달리 제복적 개념의 피복과 보호장비적인 개념의 피복으로 구분하지 않고 모두 피복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매년 개인별로 지급받는 한정된 피복포인트범위에서 양말에서부터 방화복까지 구입을 하고 있다.

(7) 화재예방활동 및 인력 현황

52쪽. 소방서의 예방활동 통계를 보면 소방검사가 296건, 화재예방시설 평가 681건, 행사장 소방안전인력 배치 966건에 1,971명, 10,832시간, 기타 213건이었다. 소방안전인력배치에 대해서는 행사 주최 측에서 장비와 인력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54쪽. 소방서에 근무하는 인력에 관한 통계가 나와 있다. 전체 근무자는 523명이고 이중 소방관은 417명이다. 교육훈련과정 이수 중인 임용대기 비간부 소방대원이 25명이다. 정비창 기술자 9명, 행정분야에는 21명이 있다. 

공공계약직 구급대원이 46명, 교육훈련 중인 기술직 5명이다. 이후 세부 현황을 보면 비소방관 중 공무원은 행정직 4명만 있고 나머지 행정요원과 정비창 기술자들은 모두 공공계약직으로 되어 있다.

(8) 의용소방대 자격 현황

57쪽. 독일에서는 소방서가 있는 지역이 있고 없는 지역이 있지만 어느 경우든 의용소방대는 자체 차량과 장비를 보유하고 있고 현장에 출동하여 소방공무원들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다만 경쟁채용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체력이나 건강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대원별로 교육훈련 과정의 이수에 편차가 있을 것이다. 보쿰에는 417명의 의용소방대원이 있다. 그런데 공기호흡기 착용자격시험을 통과한 대원이 100%이다. 운전원 자격 보유자는 173명으로 42% 달한다. 

교육이수 자격을 보면 2인 1조의 조장교육 94명, 펌프차 차장역할의 그룹지휘관교육 58명, 현장지휘관인 축지휘관교육 25명이다. 여기에 소방의사가 2명, 화생방 전문가가 2명이다. 이런 보유자격 통계만 봐도 의용소방대의 대응능력이 상당한 수준임을 짐작할 수 있다.

(9) 소방차 현황

58쪽. 소방차는 모두 151대이고 구급차는 35대이다. 화재진압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펌프차와 구조진압차가 38대인데 물탱크차가 1대에 불과하다. 

세부적인 설명은 없지만 수리 또는 대형재난에 대비해서 상시 출동대에는 편성되지 않지만 예비차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차량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것은 응급의사차와 구급차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차량의 수만큼 모두 일일 출동대인 것으로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10) 소셜미디어와 기념품

보쿰소방서에서는 인스타그램,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팔로워가 많고 좋아요의 호응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 맨 마지막에는 소방을 테마로 하여 제작한 여러 기념품의 판매를 알리고 있다. 

이것은 소방서가 아닌 보쿰시소방협회에서 주도하는 것으로 한국에서 직구를 하기는 어렵겠지만, 향후 소방서를 방문하게 된다면 현지에서 구입을 하는 것은 가능하니 참고해도 좋을 듯 하다.

◆ 소방연감의 활용 = 지금까지 독일 소방서의 연감이 어떤 구성으로 짜여져 있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를 소개하기 위해 보쿰소방서의 연감을 예시로 살펴보았다. 

이처럼 연감은 소방력과 조직현황, 추진업무, 현장활동, 각종 통계자료 등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서 이를 통해 소방서나 의용소방대, 소방학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게 해준다. 이것은 소방기관에서 소속 직원들은 물론 관할 지역의 주민들이 소방서를 잘 이해하도록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림 10.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소방서와 스위스베른 소방서의 연감

이렇게 홍보적인 측면 외에 소방연감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데, 그것은 소방기관의 역사적인 기록물로서의 가치이다. 예를 들어 통독 후 동서로 나뉘어져 있던 베를린 소방서가 어떤 통합과정을 거치면서 어떤 문제를 극복했을까를 보려면 통독 전후의 몇 년간의 소방연감을 보면 알 수 있고, 어떤 소방서가 옛날에 어떤 모습이었고 그동안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도 소방연감을 통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조현국 화천소방서 소방행정과장

물론 사용되는 용어와 개념이 생소하고 독일 소방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소방서 연감만을 보고 그 소방서를 이해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필자 역시 연감을 볼 때 생소한 용어와 개념이 많아서 어려움을 많이 겪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소방서 방문을 계획하는 경우라면, 독일의 소방서를 방문 전 준비과정으로, 그리고 방문 후에는 견문의 오류를 보완하고 보충하는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좋은 자료이니 활용해 볼 것을 권하고자 한다.

2024년 5월24일

조현국 화천소방서 소방행정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