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마비 지체장애 1급 김형준 씨(47세, 경기 용인)는 오랜 학습과 피나는 노력 끝에 올해 6월부터 홈페이지 제작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김씨는 1994년 결혼 직후, 교통사고로 목 아래 부분을 움직일 수 없는 중증의 지체장애인이 됐으며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한 순간의 사고로 온 몸을 움직일 수 없어 절망에 빠져 있던 김씨가 정보통신보조기기(마우스스틱)를 접하게 된 것은 9년 전, 정보통신보조기기인 마우스스틱을 이용해 컴퓨터와 그래픽 제작프로그램을 공부했으며 HTML 등 홈페이지 제작 기술을 익혀 인터넷 관련 기업에 2차례 취업도 했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오랫동안 근무를 할 수 없었다.

관련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고급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해 정보통신보조기기(스마트나브)를 추가로 지원받게 됐으며 이로 인해 웬만한 홈페이지는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김씨는 “이제 프리랜서로 첫 발을 내딛었으니 가장으로서 경제적 역할도 하고 사회에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컴퓨터로 음악을 만드는 일에도 도전하고 싶다”며 포부를 11월7일 밝혔다.

뇌병변장애 1급 이평호 씨(40세, 서울 관악구)는 불편한 몸에도, 올해 2월 나사렛대 재활공학과 졸업 후 장애인 인터넷신문인 ‘에이블뉴스’의 칼럼니스트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씨는 선천성 장애로 집안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는 외톨이였으며 필기조차도 하기 어려워 대학수업을 따라가기도 쉽지 않았다.

이러한 이씨가 정보통신보조기기(터치모니터)를 지원받은 후 생활에 큰 변화가 생겼다.

정보통신보조기기인 터치모니터를 벽면에 설치해 누워서 공부와 일을 할 수 있게 됐고 이로 인해 척추측만 증세의 진행도 늦출 수 있게 댔다. 무엇보다도 누군가의 도움 없이 자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재작년에는 서울대 QoLT(quality of life technology) 인재양성 교육프로그램 장학생으로 선발돼 미국과 캐나다 연수를 다녀왔으며 IT자격증인 마이크로소프트 MOS(miscrosoft office specialist) 자격증도 취득했다.

특히 ‘에이블뉴스’에서 장애인 및 IT보조기기 관련 분야의 전문칼럼을 올해에만 11건을 작성하는 등 대표 칼럼니스트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지체․뇌병변장애 1급인 박동수씨(37세, 서울 용산)씨는 중증장애인의 권익보장을 위한 단체인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에서 작년 9월부터 영상편집 담당자로 근무 중이다.

혼자 힘으로는 책을 넘기기도 힘들 정도의 불편함 몸이었으나 편집 디자이너의 꿈을 이루기 위해 IT전문교육 과정인 ‘디지털영상편집디자인’ 과정을 지난 해 수료했으며 꾸준한 구직활동과 체계적인 포트폴리오 제작 결과 당당하게 취업 할 수 있게 됐다.

박씨는 “모든 편집업무를 발로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신체적인 어려움으로 활동이 불편한 지체․뇌병변 장애인이 전국적으로 159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시각․청각 등을 포함한 전체 장애인수까지 포함하면 252만명에 이르고 있다.

정부에서는 정보격차가 소득격차로 이어져 사회적 이동의 장애로 작용하지 않도록 1997년부터 장애인의 사회 참여와 삶의 질 제고를 위해 정보격차해소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장애인 정보통신보조기기 보급 및 취업․창업을 위한 IT전문교육과정 운영이다.

‘정보통신보조기기 보급사업’은 정부가 제품가격의 80%를 지원하는 것으로 2003년도부터 3만7000여명에게 정보통신보조기기를 보급했으며 장애인의 정보격차해소 및 삶의 질 개선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IT전문인력 양성교육’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연간 600시간 이상의 IT전문교육을 실시해 직업능력개발과 취업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2004년부터 1500여명의 장애인 수료생을 배출했으며 취업․창업지원을 위한 협의체 구성, 순회 취업특강 등을 통해 지속적인 취업․창업지원을 하고 있다.

장광수 행정안전부 정보화전략실장은 11월7일 “오는 11월11일은 지체장애인들이 신체적 장애를 이겨내고 직립하는 모양이 형상화된 의미 있는 날”이라며 “지체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장애인들이 신체적 장애를 이겨내고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정보화 지원정책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김용관 기자(geosong39@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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