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의 주요업무는 화재현장이나 재해 발생시 사고 현장에 출동해 사고를 수습하고 피해확산을 막는 역할이다. 때문에 현장에서 활동하는 소방관의 사기 진작과 동기부여를 위한 업무환경 조성은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이다.

특히 승진 문제는 근로동기 부여와 관련해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소방공무원의 인사현황을 분석해본 결과 사고 현장에서 육체활동을 하는 외근직 소방대원들을 승진에서 차별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선미 국회의원(민주당, 안전행정위원회)은 소방방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 ‘2009년부터 2013년 7월까지 소방공무원 내·외근 승진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내근직 승진대상자 4835명 중 52%인 2512명이 승진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반면 외근직 승진대상자의 경우 승진대상자 1만435명 중 31.6%인 3294명만이 승진해 내근직에 비해 승진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월18일 지적했다.

내근직과 외근직의 승진격차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2009년의 경우 내근직 승진대상자 925명 중 60.0%인 555명이 승진한 반면, 외근직 승진대상자 1776명 중 44.9%인 798명만이 승진한 것으로 나타나 내근직과 외근직의 승진격차가 15.1%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0년에는 21.4%, 2011년 22%, 2012년에는 23.5%를 기록해 갈수록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급별로 보면 하위직보다 고위직의 승진차별이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사에서 소방교로 승진할 때에는 내․외근직 격차가 18.0%였으나, 소방교에서 소방장으로 승진할 때에는 23.6%까지 벌어지고 있다.

소방장에서 소방위로 승진할 때 격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내근직의 경우 665명 중 55.3%인 368명이 승진한 반면 외근직은 1490명 중 19.9%인 297명만이 승진해 격차가 35.4%에 이르고 있다.

이보다 상위직인 소방경 승진 시에도 9.5% 정도의 격차를 보여 상대적으로 상위직의 승진차별 경향이 더 심해지고 있었다.

지역별로 보면 부산이 내근직 승진대상자 438명 중 61%인 267명이 승진한 반면 외근직 승진대상자 546명 중 14.3%인 78명만이 승진해 격차가 46.7%로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전남은 내근직 승진대상자 113명 중 53.4%인 71명이 승진했고 외근직 승진대상자 770명 중 42.2%인 325명이 승진해 내·외근직 승진 격차가 11.2%로 전국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외근직에 대해 극단적인 차별이 이뤄진 경우도 있다. 2012년 충남의 소방장→소방위 승진 인사를 보면 내근 승진대상자 16명 중 25%인 4명이 승진한 반면 외근 승진대상자 125명 중 승진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2013년 서울 소방교→소방장 승진 인사에서도 내근직 승진대상자의 경우 9명 중 44.4%인 4명이 승진한 반면 외근직 승진대상자 11명 중 단 한명도 승진하지 못한 사례가 발생했다. 인천 역시 2013년 소방장→소방위 승진에서 외근직 승진대상자 15명 단 한명도 승진하지 못했다.

소방관련 인사담당자들에 따르면 “내근직 소방공무원의 경우 과도한 행정업무와 외근직 소방공무원과의 수당차이에 따른 월급격차 등의 이유로 빈번한 보직변경이 이루어지는 점을 감안해 승진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경우가 있고 외근직 소방공무원에서 승진을 하면 내근직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외근직 소방관들은 “대부분 내근직 간부가 승진 심사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외근직이 승진심사에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고 외근직에 근무하다 승진철이 되면 승진이 잘되는 내근직으로 가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다”고 대답했다.   

진선미 의원은 “조직 사회의 가장 기본이 인사인데 내·외근직에 따른 승진인사 차별은 조직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이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승진에 차별을 두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며 “공평한 근무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차별을 줄일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을 강구해 승진차별로 인한 소방공무원의 상대적 박탈감을 줄여야한다”고 지적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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