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우효섭 이하 건설연)은 터널 내 지하수 침투로 인한 통신시설의 침식이나 부식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터널 내 유입되는 지하수 배수 유도기술’을 개발했다고 2월25일 밝혔다.   

터널 시공방법의 하나인 쉴드 터널 공법은 종래의 재래식 터널공법에 비해 지반침하와 각종 소음 및 진동으로 인한 공해를 최소화해 민원을 줄일 수 있는 공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공법은 쉴드터널 장비로 지반을 굴착한 후 공장에서 제작한 콘크리트 구조물인 ‘세그먼트’를 가져와 조립하는 무진동, 무소음 공법으로 발파로 인한 환경영향과 주택가 건물 피해 등이 거의 없고 깊이가 얕은 토사지반에서도 시공이 용이하여 공사비와 유지관리비를 줄일 수 있는 공법이다.

현재 국내 쉴드터널의 경우 전통적인 비배수 설계개념만을 고수, 일률적으로 비배수 터널로 설계․시공되고 있다. 비배수 설계는 터널이 시공되는 지반에 있는 지하수가 터널 내로 유입되는 것을 완전히 차단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비배수 터널은 토압뿐만 아니라 수압까지 고려한 안정성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쉴드터널 라이닝의 단면 크기가 증가하게 된다.

이 같은 쉴드터널 라이닝 단면의 증가는 기본적으로 세그먼트 제작 시 시멘트, 철근 등의 건설재료의 사용량을 증가시키고 고중량의 세그먼트 운반비용 증가와 시공 시 대형 중장비 필요, 굴착 단면 증가로 인한 굴착량 증가, 대형 쉴드 장비 사용 등 전체적인 공사비 증가가 일어난다. 하지만, 비배수 설계개념으로 시공된 쉴드터널의 경우 실제적으로는 터널 내부로 지하수가 유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누수관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누수 방지를 위해 과도한 뒤채움재 주입으로 오히려 시공비만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쉴드터널에서의 장기적인 누수는 유지관리를 어렵게 하고 결국에는 쉴드터널 수명을 저하시켜 추가적인 보수 공사비를 발생시키게 된다.

특히 쉴드터널이 대부분인 전력통신용 터널에서는 누수로 인한 전력장비 손실, 전력 공급 차단 등이 발생, 시민들의 산업과 경제활동에 큰 불편을 일으키고, 보수와 정비에 국가예산을 소모하게 돼 국가적인 손실도 초래한다. 

이로 인해 역설적으로 비배수 설계개념으로 시공되는 쉴드터널이지만 내부 지하수 유입을 인정하며, 터널 내부에 배수시설을 추가적으로 설치하고 있는 현실이다. 즉, 완전 비배수가 불가능한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비배수 설계를 고수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시공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경제적 손실을 동시에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쉴드터널이 대부분인 전력통신용 터널에서는 누수로 인한 전력장비 손실, 전력 공급 차단 등이 발생, 시민들의 산업과 경제활동에 큰 불편을 일으키고, 보수와 정비에 국가예산을 소모하게 돼 국가적인 손실도 초래한다.

쉴드터널에서는 원래 쉴드터널 등쪽의 면(배면)에 그라우트재(토목공사에서 누수방지 공사(漏水防止工事)나 토질의 안정(土質安定) 등을 위하여 지반의 갈라진 틈ㆍ공동(空洞) 등에 충전재를 주입하는 재료함)를 충진(구멍을 메움)해 누수를 방지했다. 

건기연 건설정책연구센터는 부분배수 설계개념(어느정도의 내부 지하수의 터널지반면을 통한 유입을 인정)을 도입해 기존에 누수방지를 위해 사용되던 쉴드터널의 등쪽의 면과 터널의 지반면에 충진되던 그라우트재를 사용하지 않고 투수성이 우수한 친환경 재료를 이곳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친환경 재료는 지반면에서 흘러나오는 지하수가 잘 배수되도록 유도하고 동시에 지반면이 오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게 했다.

또 금형몰드(거푸집)에서 형틀을 떼어내는 방식으로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인 쉴드 세그먼트(굴삭한 터널 내에 토사의 붕괴를 막기 위해 설치한 원통 모양의 방호재)의 특성상 금형몰드가 제작될 때 배수유로홈 위치가 구현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시공과정 변경이나 추가적인 생산비용 없이 배수시스템이 적용된 쉴드 세그먼트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 기술의 개발로 쉴드 세그먼트 단면을 10~15%까지 슬림화 할 수 있고 세그먼트 제작비 15% 이상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국제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온실가스의 주요 배출 원인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건설재료 생산 과정 중 시멘트, 철근 등의 건설재료 사용량 감소를 통해 제조단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15%까지 저감시킬 수 있다.
 
세이프투데이 김용관 기자(geosong39@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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