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를 지날 때 같은 신호등이 여러 개 있다면 어떤 것을 봐야할까? 운전자를 고민하게 했던 신호등들이 도로 상황에 따라 개수가 조정된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고 에너지 소비도 줄이기 위해 차로 수에 비해 여러 대 설치된 신호등을 도로 여건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신호등 줄이기 사업’을 확대해 오는 7월 말까지 시행 완료한다고 6월11일 밝혔다.
 
시는 지난 4월 서울지방경찰청과 기존의 시내 교통신호등 수를 모두 조사해 축소 대상지점을 협의 완료했다.
 
기존 서울시내 도로의 신호등은 전구를 사용해 기상상황에 따라서 눈에 쉽게 띄지 않는 경우도 있고 수명도 길지 않아 전구 고장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신호등을 최소 2개 이상 설치했다.

또 교차로나 단일로에서는 주 신호등 외에도 보조신호등을 설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2010년 시내 모든 신호등을 기존 백열등 대비 7배나 오래가는 LED형 신호등으로 바꾸면서 한 도로에 여러 대 설치된 신호등을 줄일 수 있게 됐다.

LED 신호등은 기존 백열등 보다 색상이 선명하고 밝아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고 소모 에너지도 1/10에 불과하다.

서울시는 작년 9월 종로 일대에서 차로 수에 비해 많이 설치된 신호등 개수를 시범 조정한 데 이어 올해는 서울 전지역으로 확대 시행해 7월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작년 9월 시범적으로 종로 일대 총 489면의 신호등 중 30면의 신호등을 제거했으며 올해 5월부터 조정 대상을 넓혀 7월까지 시내 전체 신호등수를 5만6833면에서 5만1166면으로 줄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 신호등 2대가 설치돼 있던 편도 3차로 이하 도로에 앞으로는 신호등이 1대만 설치되며 ▴편도 4차로 도로는 기존 3대→2대로 조정된다.

교차로의 경우에는 2차로는 1대로, 3차로는 2대로, 4차로는 3대로 조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시내 도로에 설치된 전체 신호등 5만6833대 중 교차로 여건에 따라 신호등 수를 조정하게 되면 신호등 6000여대가 줄어들어 연간 21억원의 에너지 및 유지관리 비용과 2581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645만Kwh의 전력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철거한 신호등은 교차로, 이면도로 등 보수가 필요하거나 신규 수요가 발생하는 곳에 재사용해 이에 따른 유지관리비 약 20억원이 절감되며 절감된 예산은 교통사고줄이기 개선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교차로 신호기를 신설하거나 이전할 때는 교차로 진입 전에 신호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위치를 기존 ‘교차로 건너편’에서 ‘교차로 진입 전’으로 조정하는 전방 신호등을 설치한다. 3차로 이하는 1면, 4차로 이상인 경우 2면으로 조정해 설치한다.

교차로 진입 전으로 신호등 위치를 옮기면 교차로 꼬리물기 방지, 차량의 정지선 준수율 향상, 예측출발 억제로 교차로내의 안전사고율 감소효과로 보행자 안전사고가 현저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교차로 건너편 신호등은 운전자들이 황색신호가 들어오는 순간에도 무리해서 교차로 내에 진입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만 전방신호등을 운영하면 교차로를 지나고 나서는 신호등을 볼 수가 없어 정지선을 지킬 수밖에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꼬리물기가 차단되는 효과가 있다.

강진동 서울시 교통운영과장은 “도로 환경에 따른 신호등 수를 조정해 안전을 확보하고 에너지도 절감함은 물론, 신호기 신설 및 이전 공사 시 교차로의 신호등도 전방으로 이전해 교차로 꼬리물기도 근절하고 보행자 안전사고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며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의 안전을 위해 교통시설물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한영진 기자(jake@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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