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이태식, 이하 건설연)은 ‘제13대 이태식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 취임식’을 외빈과 건설연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9월3일 오전 11시 경기도 일산에 있는 연구원 본관 30주년 기념홀에서 개최했다.
  

이태식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은 1978년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과 1990년 미국 위스콘신주립대에서 건설경영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이후 1994년부터 지금까지 20년간 한양대 교수로 재직했다.

또 이태식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은 건설관리학회장, 한국철도학회장, 대한토목학회장 등 학술단체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이태식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직원들이 기존의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는 도전을 통해 변화하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의 주역이 돼 줄 것”을 당부하며 “강하고 개방된 세계 속의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지난 8월20일 연구회 대회의실에서 임시 이사회를 갖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신임 원장에 이태식 원장을 선임했다. 원장의 임기는 3년간이다.

이하는 이태식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의 취임사 전문이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 이태식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
◆ 이태식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 취임사 전문
 
존경하는 이부섭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님, 한영성 한국엔지니클럽 회장님, 이기준 전 서울대학교 총장님, 김수삼 성균관대학교 석좌교수님, 청운대학교 이리형 총장님을 비롯한 외빈 여러분, 그리고 우리 연구원 직원 여러분! 제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제13대 원장으로 취임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지난 3년간 건설연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연구원을 잘 이끌어주신 우효섭 원장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에 비해 국민행복지수가 낮아 국민행복 실현이 핵심 국정과제로 설정된 가운데, 저성장・고령화・안전 등 다양한 사회현안에 직면해 있습니다. 2013년 현재 4조가 넘는 연구비, 1만 명이 넘는 연구인력을 지원받고 있는 출연연의 경우, 국민의 기대와 함께 일자리・안전 등 경제적・공공적 가치와 직결되는 연구 성과 창출을 요청받고 있습니다. 정부는 새로운 가치 창출을 통해 경제체질을 개선할 것이며 이 과정에 출연연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자 합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현재의 상황은 위기이자 기회인 것입니다.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저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제13대 원장으로서 다음과 같이 연구원 경영계획을 밝힙니다.
      
첫째, 국정기조 실현 및 사회이슈 선제적 대응능력을 강화하겠습니다.

우리의 정체성은 한마디로 ‘국책연구원’입니다. 정부 R&D정책의 목표는 창조경제 구현 및 사회문제 해결을 통한 국가의 지속적 발전과 국민행복 제고입니다. 따라서 우리 원 역시 국정기조를 연구원 차원으로 가져와 구체적 목표와 전략으로 전환하여 철저히 실행해야 합니다. 즉, 정부가 추구하는 사회문제해결형 R&D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건설 관련 사회적 이슈를 지속 발굴하고, 전사적 차원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여 사회에 제시해야 합니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는 재난재해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홍수・화재・산사태・싱크홀 등 안전이슈별 긴급구호기술 개발 및 그 확산에 노력함으로써 위기대응력 높은 전문가집단의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또한 대기업은 대규모 투자와 고급인력을 통해 필요한 기술을 자력으로 개발할 수 있으므로 한정된 예산과 인력을 지닌 공공연구기관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중소기업 지원입니다. 따라서 실용화 R&D, 애로기술 해결, 연구장비 활용 등 중소기업 수요맞춤형 지원체계 운영 및 가치창출형 신기술 개발에 노력해야 합니다. 더욱이 건설연은 일산 본원뿐만 아니라 화성・안동・연천에 분원을 두고 있으므로 지방자치단체・대학・중소기업 등 지역사회 구성주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해야 합니다. 건설연이 그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지역사회 문제가 해결되고, 지역산업이 활성화되며, 지역인재 육성이 이루어진다면 정부의 출연연 설립 목적이 달성되고 국민들의 기대에도 보답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둘째, 미래전략기술을 창출할 융합형 연구협력 생태계를 조성하겠습니다.
   
최근 과학기술계 이슈는 미래창조과학부 2기 체제, 기초기술연구회와 산업기술연구회를 통합한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출범입니다. 정부는 기술수지 흑자, 국민소득 4만불 시대를 목표로 R&D 패러다임을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전환하고자 각 출연연에는 특성화를, 출연연간에는 융합연구 활성화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7월 30일 미래창조과학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출연연별 ‘고유임무 재정립방안’과 ‘개방형 협력생태계 조성방안’을 확정했습니다. 출연연별 연구경쟁력 강화를 위해 R&D투자를 기초・미래선도형, 공공・인프라형, 산업화형 등의 ‘임무맞춤형’ 투자로 전환하는 한편, 출연연간 융합연구 체계를 이끌 새 제도로 소속이 다른 출연연 연구자들이 한 연구공간에 모여 공통연구과제를 수행하는 ‘프로젝트형 융합연구단’을 가동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저는 7년 전부터 미국항공우주국 NASA와 ‘우주용 굴착 로봇’, ‘달 콘크리트’ 개발 공동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주개발이라고 하면 흔히 로켓 등의 발사체나 인공위성을 떠올립니다만, 우주도 인류가 새롭게 개척할 공간이라면 사람이 생활할 수 있는 기지 건설이 필요합니다. 달에는 엄청난 에너지 자원이 묻혀 있기 때문에 이미 미국・중국・일본 등은 달에 기지를 세우고 자원을 채취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인류의 미래가 남극・북극・해저 등 사람이 살기 힘든 극한지역 개발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며, 극한환경에서 지속가능한 공학이 첨단공학이 될 날도 멀지 않았다고 확신합니다. 

이제 융합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상황이며 사회 발전의 엔진입니다. 더욱이 건설 외 타 산업들의 기술개발주기는 매우 짧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반면, 전통적인 의미의 건설요소기술로는 건설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스마트 솔라 하이웨이’ 같은 과학기술과 ICT 그리고 상상력이 결합된 진정한 융합이 가능한 대형 프로젝트 기획 및 전략적 연구자원 활용을 위해 원내외 전문가 TF 구성 등 연구협업시스템 구축에 노력하겠습니다.

셋째,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연구개발의 지평을 넓히겠습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전 임직원의 목표는 ‘건설연이 있어 국민이 안전하고 편리해지는 세상’입니다. 그러므로 앞으로도 우리의 기본임무는 재해예방형 국토 관리 및 국민 삶의 질 제고에 기여하는 기술개발입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의 연구영역을 현재, 전통적 토목・건축의 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미래, 통일한반도, 해외, 조금 전 말씀드린 우주로까지 확장해야 합니다.

정부는 현재보다 훨씬 높아질 통일된 한반도의 경제・사회적 위상을 내다보며 ‘통일대박론’을 제시하였습니다. 대규모 사회기반시설 확충, 주거환경 개선 등 북한지역 인프라 구축은 통일이후를 대비하는 중요한 기초공사입니다. 독일과 베트남의 경험에 비추어 보더라도 건설은 통일 후 변화를 상징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태평양과 유럽을 연결하는 대륙국가적 관점에서 그리고 전사적 차원에서 북한 SOC 구축 등 통일을 대비함으로써 사회현안 해결을 넘어 우리 사회 미래비전 역시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개도국의 기술협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한편,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이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플랜트건설 해외수주는 2013년 396억불로 해외건설 수주 총액의 60%를 차지하며 조선・자동차 등 수출주력산업에 버금갈 정도로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플랜트건설은 국산 기자재 및 엔지니어링기술 수출, 고용창출 효과가 우수하여 창조경제 실현에 크게 이바지 할 수 있으므로 우리나라가 플랜트건설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개발 투자 및 기술역량을 제고해야 합니다.    

또한 지금까지 우리는 첨단기술 창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만, 개발도상국 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대상국가의 지역상황에 적합한 재료와 기술을 활용한 경제적인 설계・시공・유지관리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의 현지화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개도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원하는 한국형 ODA 사업 추진을 통해 해당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과학기술인의 구체적 역할과 실천방법을 제시해야 합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가족 여러분,

저는 오랜 기간 대학에 몸담았습니다만, 1990년부터 1994년까지 건설관리연구실장으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인연을 맺은 이래 경영자문위원장・OB회장 등의 역할을 통해 건설연의 성장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았고, 그 과정에 나름대로 기여해 왔습니다. 앞으로 지금까지 제가 기업・연구소・대학에서 쌓아온 다양한 지식과 경험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발전, 궁극적으로는 사회와 국민에게 도움이 된다면 저로서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입니다.
 
저는 링컨을 좋아합니다. 얼마전 링컨 기념관을 들렀습니다. 한 이야기 중에 If I only had an hour to chop down a tree, I would spend the first 45 minutes sharpening my axe. 나무 베는데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도끼를 가는데 45분을 쓰겠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보다 우리 KICT가 우리 사회에 유익한 도끼가 되도록 우리 조직과 우리 직원들의 전문성과 업무역량을 강화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신 직원 여러분은 Always bear in mind that your own resolution to succeed is more important than any one thing. 성공하겠다는 여러분의 결심이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늘 기억하시고 저와 함께 큰 꿈을 꾸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래서 우리 KICT가 Of the people By the people and For the people한 KICT가 되도록 함께 힘을 모아 봅시다.

다시 한 번 취임식 참석을 위해 귀한 시간을 내어주신 내외빈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동료 여러분께는 기존의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는 도전을 통해 변화하는 KICT의 주역이 되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강한 KICT, 열린 KICT, 세계속의 KICT를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9월 3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이태식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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