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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댐을 만들고 누구는 댐을 허물고
김진항 안전모니터봉사단중앙회 회장
2017년 06월 28일 (수) 23:08:10 윤성규 기자 sky@safetoday.kr

   
▲ 김진항 안전모니터봉사단중앙회 회장
오늘 아침에도 봉산에 올랐다. 새벽부터 내리던 비가 오고 있었다. 가뭄 때문에 농민들은 가슴까지 다 타들어간다는 보도를 보았기에 기쁜 마음으로 비 내리는 산길을 올랐다. 비가 얼마나 내렸는지 궁금해서 나무 밑에 쌓인 낙엽을 들쳐보았더니 켜켜이 쌓인 낙엽 속은 뽀송뽀송했다. 예상대로 낙엽 때문에 빗물이 땅속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낙엽이 지붕역할을 한 것이다.

사단장시절 강원도 인제에서 눈으로 보고 느낀 것은 산에 나무가 엄청나게 많은데 비가 오면
홍수 정도는 아니지만 갑자기 물이 불어나서 하천의 수위가 위험 수위까지 올라갔다. 그러다가 비가 그치면 갑자기 수위가 낮아져 하루가 지나면 하천은 물이 거의 없는 실개천으로 변했다.

왜 그럴까? 궁금증을 가지고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지표수로 흘러버리기 때문이었다. 나무가 너무 빽빽하게 자라고, 낙엽이 두껍게 쌓여있어 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즉, 비가 나뭇잎을 타고 흘러내리고 나머지는 나무 밑으로 떨어졌지만 두껍게 쌓인 낙엽 층을 스며들지 못하고 낙엽위로 타고 내려서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이런 원인을 이야기 했더니 많은 사람들이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떤 기회에 산림청장을 지냈던 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필자가 판단한 것이 옳다고 했다.

지금 우리나라는 비가 오면 하천이 범람하고, 그치면 바로 하천이 바닥을 드러낸다. 범람과 가뭄이 교대로 이어진다. 이것을 해결하겠다고 이명박 정부는 댐을 만들었는데 새 정부는 갇혀있는 물에 녹조가 끼였다고 댐을 열어 물을 흘려보내고 있고 마침내는 허물겠다고 한다.

그 댐 만드는데 천문학적 돈이 들어갔는데 허물면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갈지 ....... 그 돈 모두 국민들이 낸 혈세인데 ,,,,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가슴이 답답하다.

이러한 처사는 전략적 사고 없이 그저 현실에만 코를 처박고 생각한 결과다. 전략적 사고로 정책을 수립했더라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저 먼 옛날에도 치수는 치산과 함께 했다.

즉, 치산치수를 하나로 묶어 설계하고 집행했다. 전략의 속성 중의 하나인 기획성 중에서 전체성을 적용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을 만든다고 할 때 필자는 다음과 같이 썼다. 4대강에 홍수방지를 위해 댐을 만들겠다는 의도를 나무라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너무 근시안적 사고로 댐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왜 우기에는 강물이 넘치고, 건기에는 강바닥이 들어나는지를 조금이라도 생각해보면 알텐데 ...

그냥 우기에 넘치는 물을 통제하기 위해서 댐이 필요하다고 만들면 댐에 가둬둔 물에 생기는 녹조현상은 앞으로 어떻게 해결할 건지?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으로부터 해방되고, 이어서 6.25 전쟁의 참화를 겪으면서 산은 벌거숭이가 되었다. 특히 농업인구가 80%를 넘었던 60년대 초반 벌거숭이산은 그 자체가 재난의 원천이었다. 비가 오면 홍수가 범람하고 그 홍수가 논밭을 쓸어 묻고 .... 해마다 하상은 높아져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서 마치 온 나라가 전쟁을 하듯이 나무를 심었다.

그리고 산에서 나무를 베면 형사처벌까지 받았다. 시골에서 소나무 가지 하나만 꺾어도 고발을 당하고 벌금을 물어야 했다. 순경이 수시로 동네 마을을 돌아다니고, 심지어 나뭇간을 뒤지기도 하였다. 초등하교 시절, 숙제로 ‘풀씨’ 또는 ‘아카시아 씨’를 따다가 담임선생님에게 갖다 바친 기억이 새롭다.

세월이 지난 지금 우리의 산림녹화 사업은 대 성공인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그게 너무 지나쳤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 되었다. 산을 가꾸지는 않고 심기만 하였다. 입산금지를 시키고 계속 심기만 하였다. 그 결과는 이제 참담하다.

빽빽하게 밀식된 산의 나무들은 정글이 되었다. 개체수가 너무 많아 나무가 굵어지지 못하고 그저 하늘로 치솟아 빼빼 마른 옥수수 대 같다. 낙엽 층이 두껍게 깔려있어서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한다. 산에 나무는 많지만 경제적 가치가 있는 나무가 별로 없고 허약하다.

그러니 나무뿌리가 깊지 못해서 비가 오면 나무가 넘어지고 빽빽하게 우거진 산에서 산사태가 일어난다.

식목을 강조했던 당시에는 산에 나무를 심으면 홍수를 방지하고 산사태도 방지한다고 교육했다. 모두 그렇게 알았다. 그런데 그 이론은 산에 나무가 적당히 있을 때 맞는 이야기다. 나무가 너무도 많으면 앞에서 이야기한 명제가 성립되지 않는다.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산의 나무는 오히려 재앙이 되었다. 빗물이 지하로 침투하지 못함에 따라 지하수맥은 말라버렸고 그 때문에 산골짜기 물도 말랐다. 이어서 마을 앞개울에 물이 말랐고 따라서 소하천에도 물이 없다. 비가 오면 땅속으로 침투하지 못한 빗물은 한꺼번에 개울로 쏟아져 소하천을 거쳐 강으로 내려가면서 범람한다.

물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매우 중요하다. 우리 몸의 80%가 물로 구성되어 있고 물 없이는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특히 도시화된 현대 생활에서는 물이 엄청나게 많이 필요하다.

따라서 물을 잘 관리해 사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중요한 물을 잘 관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이제 산과 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생각해서 가꿔야 한다. 산에 나무도 산사태가 나지 않을 정도로 적절하게 심어야 하고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 수 있게 적정량의 낙엽을 유지해서 그 낙엽이 흙과 섞여 부엽토가 만들어 지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낙엽이 나무의 거름이 될 수 있다. 간벌을 통해서 사람이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게 만들고 가치있는 나무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니 이제는 식목 보다 육림에 힘을 쏟아야 한다.

적절한 시기에 맞춰 간벌을 해 적절한 개체수의 나무만 산에 남겨둬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빗물이 지하수맥에 저장돼 서서히 옹달샘으로 나오게 해 자연 생태계가 저절로 살아나게 해야 한다.

옹달샘에서 솟아난 물이 계곡을 만들고 그 계곡 물이 마을 앞개울을 채우고 그 물이 소하천을 거쳐 강은 연중 일정 수량의 맑은 물이 흐르게 만들어야 한다. 이제 식목일은 폐지하고 이제 육림을 일 년 내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는 연간 1300mm 정도의 비가 오니까 잘 만 관리하면 전혀 문제가 없다. 그 물을 잘 간직했다가 적절하게 쓰면 된다. 그에 대한 답은 치산과 치수를 하나의 장으로 생각해 기획하는 전략적 사고를 하면 된다.

즉, 산이 물을 머금고 있는 물주머니로 만들어 맛있고 깨끗한 지하수가 샘솟게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강은 일정 수준의 물이 항상 흘러 하천 생태계가 유지돼 사람이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지금처럼 하천을 개발해 물을 가둬 두겠다는 발상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물을 가둬두면 썩게 된다. 물은 흘러야 건강한 물이 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친환경적이고 토털시스템적인 치산치수가 돼 산림경제, 재난관리, 수질관리, 생태계 복원,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부수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결국 모든 정책을 전략적 사고를 기반으로 만들어져야 국민이 피해를 보지 않는다. 댐 철거를 생각한다면 그 비용을 간벌을 포함한 육림활동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2017년 6월28일
김진항 안전모니터봉사단중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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