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코로나19와 긴 장마, 태풍 등으로 주거시설 화재가 증가(전년 대비 8.8%)하고 있는데, 특히 사람이 많이 모이는 추석 연휴에는 부주의에 의한 화재발생 위험성이 높다.

부산소방재난본부(본부장 변수남)는 최근 5년간(2015년 ~ 2020년 2월) 명절 연휴 기간 화재발생이 341건, 인명피해 16명, 재산피해 3억5800만원이 발생했다고 9월22일 밝혔다.

장소별로는 주거시설이 140건(41.1%), 원인별로는 부주의가 213건(62.5%)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중 음식물 조리가 84건(39.4%)으로 가장 많았다.

부산소방재난본부 부산진소방서는 추석 명절을 맞아 튀김유 사용 음식물 조리 시 발생할 수 있는 화재의 위험성과 소화방법에 대해 화재조사 시험분석실에서 재현 실험을 실시했다.

 

 

 

 

 

튀김용 기름 3종(카놀라유, 올리브유, 콩기름) 300㎖를 넣고 조리중 잠시 자리를 비운 상황을 가정해 시간대별 기름의 온도 변화와 화재가 발생하는 시간을 측정했다.

가스 불을 켜자 약 3분 후 온도가 섭씨 200도 가까이 올라가며 연기가 나고 10여 분이 지나 기름 온도가 약 360도에 이르자 불이 났다. 이처럼 명절 때 냄비에 기름을 가열한 뒤 잠시라도 자리를 비웠다간 자칫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화재 발생 시 소화요령과 초기대처 방법도 실험을 통해 알아보았다. 먼저 불이 붙은 식용유에 물을 뿌려 본 결과 더 큰 화재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이 열을 흡수해 수증기로 기화되면서 기름과 함께 튀어 순식간에 불꽃이 2m 이상 커지며 연소가 확대됐다.

냄비 뚜껑을 덮어 소화하는 방법은 초기에만 가능하고 불길이 큰 경우에는 효과가 적었다. 반면 상추, 배추 등 잎이 큰 채소류를 다량으로 넣거나 젖은 수건을 펴서 발화된 식용유를 전체적으로 덮을 경우 냉각 및 질식효과로 불길이 줄어들었다.

식용유 화재 전용소화기인 ‘K급 소화기'를 사용하였을 때 즉시 진화됐다. ‘K급 소화기'는 식용유 화재에 사용 시 비누화 작용으로 기름 표면에 순간적으로 유막 층을 만들어 기름 온도를 빠르게 낮추며 재발화를 막을 수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김민호 화재조사담당(소방령)은 “추석 음식을 준비할 때 불을 켜 놓고 자리를 비우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불이 나면 당황해 물을 이용해 끄려고 하지 말고 K급 소화기로 끄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나 만약 K급 소화기가 없을 경우에는 물기를 짜낸 젖은 수건으로 튀김용기를 덮거나 채소 잎을 다량으로 넣어 소화하는 것도 비상대처법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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