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환 소방방재청장이 취임한 후 첫 번째 대대적인 인사가 빠르면 9월 첫째주, 늦어도 9월 추석 연휴를 전후해 발표될 전망이다.

소방방재청 소방정책국 소방정책과 한 담당자는 “준감 승진심사위원회(5명, 감들로 구성)와 감 승진선발위원회(5명, 정감들로 구성)를 구성해 지난 8월19일 소방방재청 차원에서 모든 승진 대상자에 대해 확정했고 8월22일 오후 청와대에 최종 승진대상자에 대한 심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8월22일 오전 밝혔다.

이 담당자는 또 “소방방재청이 설립된 이후 준감 승진의 결정은 승진심사위원회를 감들로 구성해 심사해 왔고 감 승진 대상자들은 인사권자인 소방방재청장이 결정해 왔으나 이기환 청장님 부임 이후 준감은 기존과 같이 했지만 감 선발을 정감들로 구성된 가칭 승진선발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인사부터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담당자는 이번 준감과 감의 승진선발에 있어 이기환 청장이 취임한 후 권욱, 문원경, 최성룡, 박연수 전 소방방재청의 인사 방식과는 차별화된 점을 강조했다.

이번 인사가 소방공무원 조직과 소방방재산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도 역대 소방방재청장들과 인사 방식에 있어 차별화된 점 때문이기도 하다.

이기환 소방방재청장은 소방직 공무원으로 소방방재청 차장을 거쳐 소방방재청장이된 첫 인물이다. 최성룡 청장도 소방직 공무원이었지만 소방공무원을 잠깐 그만두고 나서 청장에 취임했기 때문에 이기환 청장과는 차이가 있다.

특히 이기환 청장의 첫 인사에 주목할 점은 박연수 전 소방방재청장의 대표적인 정책 중의 하나인 ‘화재와의 전쟁’에 대한 평가 인사라는 점이다. 물론 박연수 전 청장이 청장으로 있을 때 ‘화재와의 전쟁’ 성과에 대한 인사는 이뤄졌다. 승진한 소방 공무원도 있고 ‘물을 마신’ 공무원도 있었다. 성과급을 적게 받고 많이 받은 소방 공무원도 있었다.

문제는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고 평가한 박연수 전 청장이 아닌 박연수 전 청장의 정책을 따라가기만했던 이기환 전 차장이 청장이된 후 다시 평가를 해서 올바른 ‘당근과 채찍’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는 이기환 청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지난 8월4일 이미 ‘전국 지역본부장 지휘관 회의’에서 공식화됐다. 이 자리에서 이기환 청장은 “박연수 전 청장 당시 ‘화재와의 전쟁’을 기획하고 집행했던 핵심 인물들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이야기 했고 ‘성과 상여급’도 삭감하겠다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전국 지역본부장 지휘관 회의’는 소방방재청 소방정책국 소방정책과에서 동영상으로 촬영돼 전국 지역본부에 보내 소방공무원들이 볼 수 있게 했다.

소방공무원 조직이나 소방방재산업계에는 이 회의가 끝난 후부터 “‘소방 5적’으로 꼽히는 ‘화재와의 전쟁’을 입안하고 집행하고 평가한 직원들에 대한 숙청(?)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소방 공무원 중의 한 사람은 “이기환 청장은 이제 말단이나 중견 소방직 공무원이 아니”라며 “소방과 방재 분야,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재난, 안전 분야를 총괄하는 수장인데 전 청장이 수행했던 정책을 따르고 집행한 공무원들에 대해 불이익을 주겠다고 공공연히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수장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한 소방직 공무원도 “물론 행정직인 박연수 전 청장이 청장으로서 일을 했고 소방직 공무원인 이기환 전 차장은 박연수 청장을 모셨던 분 아닌가”라며 “본인도 박연수 전 청장의 ‘화재와의 전쟁’ 정책을 같이했고 따랐던 사람인데 본인은 빼고 밑에 있었던 부하 직원들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은 소방방재청 수장으로서 할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기환 소방방재청장 취임 이후 첫 인사의 뚜껑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뚜껑이 열렸을 때 뚜껑 안의 결과는 이기환 소방방재청장의 그릇으로 비쳐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뚜껑의 결과가 이기환 청장을 소방방재 조직의 존경받는 아버지의 모습이길 바랄뿐이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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