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소방재난본부(본부장 최웅길)는 올 여름철 집중호우로 벌떼 출현 119구조출동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8.5%가 줄어 벌떼 출현시기가 8월 하순부터 9월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8월22일 밝혔다.

최웅길 서울 소방재난본부장은 "8월 하순부터 9월까지는 벌집 1개에 벌들이 600마리에서 많게는 3000마리가 넘을 정도로 규모가 커지고 벌에게 가장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때"라며 "부족한 에너지(작은 곤충, 당분 등)를 채우기 위해 도심지로 많이 출현하고 공격적 성향과 독성분도 1년 중 가장 강한 시기로 성묘객 등이 자주 안전사고가 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7년 이후 서울시 벌떼출현 119구조출동은 1만2698건으로 8월 4801건(37.8%)→9월 3271건(25.8%)→7월 2016건(15.9%) 순으로 79.4%가 7~9월에 집중돼 나타났다.

지역적으로는 서울시 외곽 및 북한, 도봉, 관악산이 있는 은평구(1494건), 관악구(992건) 등이 도심 중심지역인 중구(197건), 영등포구(152건)에 비해 월등히 높았고 발생장소는 주택 44.7%(5674건), 아파트 13.8%(1758건), 학교 6.5%(822건)순이었다.  

전문가에 따르면 벌떼 출현이 증가되는 이유로는 도시가 광역화되면서 서식처가 파괴되고 벌들의 습성상 온도가 높은 도심 쪽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자연히 번식속도가 빨라져 벌떼출현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또 도심지에 녹지가 잘 보존되면서 작은 곤충 등 먹이가 풍부해 벌들의 서식환경이 좋아진 원인도 있다.

주로 사람을 쏘는 벌에는 크게 꿀벌류와 말벌류로 구분할 수 있다. 꿀벌, 호박벌 등 꿀벌류는 대개 공격을 받거나 주위로부터 이상한 행동이 감지되지 않으면 좀처럼 먼저 쏘지 않지만 말벌, 털보말벌, 땅벌 등 말벌류는 굉장히 공격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고 특히 장수말벌은 한번 쏘이면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더욱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말벌은 꿀벌보다 크기가 훨씬 커서 육안으로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말벌은 한번 쏘는 독의 양이 일반 벌의 15배에 달하고 꿀벌과 달리 계속 침을 쏠 수 있어 미리 말벌의 공격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벌에 쏘이지 않으려면 향수와 향기가 진한 화장품과 밝고 화려한 계통의 옷도 벌이 꽃으로 착각할 수가 있어서 피해야 한다. 또 공원이나 들을 산책할 때는 맨발로 다니지 말아야 하고 벌이 모여 있을 확률이 큰 꽃밭 근처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 게 좋다.

실수로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손이나 신문지, 손수건 등을 휘두르거나 큰 동작으로 뛰어 도망가서는 절대 안되고 최대한 움직임을 작게 하고 침착하게 몸을 최대한 낮춘 다음 벌이 스스로 돌아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벌에 쏘였을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쏘인 부위에 국부반응이 생길 수 있다. 이는 벌에 쏘인 부위가 조금 붓고 아프며 붉어지고 가려운 증상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심해질 경우 벌에 쏘인 쪽 팔이나 다리 전체가 퉁퉁 붓고 통증이 있을 수 있다.

벌에 쏘인 후 전신에 두드러기 혹은 붉게 색변화(혈관성부종)가 생길 수 있고 기침, 쌕쌕거리는 숨소리, 숨찬증상, 가슴이 답답한 느낌, 식은땀, 어지러움증, 구토 등의 증상이 생길 수가 있는데 이런 증상이 가장 위험한 것으로 아나필락시스라고 한다. 이런 증상이 악화되면 호흡곤란 및 저혈압이 생겨 결국은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많은 수의 벌에 쏘일 경우 벌독으로 인한 반응이 생길 수가 있는데 구토, 설사, 현기증, 근육통 등이 발생할 수가 있다. 

소방재난본부는 벌에 쏘였을때 응급처치법으로 쏘인 자리에 벌침이 보이거나 남아있는 경우에는 카드 등으로 조심스럽게 긁어서 빼내도록 하고 빼낼 수 없을 경우에는 억지로 누르거나 손을 써서 빼내려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더 이상 손대지 않도록 한다.

쏘인 부위에 얼음물 찜질을 해 통증및 가려움 등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심할 경우 스테로이드 연고를 국부에 발라 부종과 가려움증을 가라앉힐 수 있다. 

특히 말벌의 경우에는 벌침이 피부에 남아 있지 않아도 맹독성이 있어서 노약자의 경우 쇼크로 인해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고 벌 독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알레르기 증상이 발생할 경우 즉시 119에 연락해 처치하거나 병원으로 가능한 빨리 이송하는 것이 중요하다. 

벌에 쏘여 증상이 발생했던 병력이 있을 경우 증상이 더 심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벌에 쏘였을 때를 대비해 미리 의사의 처방에 따른 ‘항 히스타민제’ 등 해독제를 준비해 야외활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재난대응과 문성준 과장은 "시민 생활안전사고에 대비해 '생활안전119구조대 47개 대'를 운영하고 있다"며 "주민 스스로 벌집을 없애려고 분무형 살충제 등에 불을 붙여서 벌집제거를 시도하다가 자칫 대형 화재로 번지거나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벌집, 벌 출현 등이 발견되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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