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청장 이흥교)은 전라북도 익산소방서 소방행정과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2015년에 퇴직한 임형모씨가 딸 임보경씨와 함께 20년간 수집한 소방유물 191점을 국립소방박물관 추진단에 기증했다고 1월12일 밝혔다.

1981년 소방관으로 임용된 임형모 전 소방행정과장은 중학교 1학년때부터 골동품 수집 취미가 있어 화폐 500점을 모았으나 집에 도둑이 들어 모두 도난당한 후 수집을 그만뒀다.

그러던 중 1994년 방문한 프랑스 소방박물관의 많은 유물을 보고 우리나라도 언젠가 소방박물관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국내외 다양한 소방유물 수집을 시작했다.

주로 인터넷 경매 사이트와 골동품 수집가를 통해 유물을 구입했고 정성껏 모은 유물을 애지중지 관리했다.

퇴직 후에도 계속 수집한 유물은 190여 점이 됐으며 국립소방박물관 건립이 추진되고 소방유물을 찾는다는 소식이 들리자 가족과의 상의 끝에 아버지의 수집을 도운 딸과 본인을 기증자로 유물을 기증하게 됐다.

기증된 유물은 100여년 전 대한제국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유물로, 1900년대 목재소화기와 1920년대 투척 유리 소화탄 등 소화기구, 1923년 가정방화수칙 등 화재예방 홍보물품, 1980년대 지휘관 표장 등 다양해 역사적·학술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임형모 전 행정과장은 1958년 최초 제정된 소방법 초판 책자를 우연히 구하게 됐을 때에 소방의 역사를 손에 넣은 기분이 들어 며칠 동안 잠을 못 이룰 정도였다고 회상하면서 “그동안 한점 한점 모은 유물이 새로 건립되는 국립소방박물관에 전시돼 많은 사람이 소방 역사를 공유할 수 있어 의미가 깊고 가족들도 지지해주고 뿌듯하게 생각해줘서 기쁘다”고 기증의 뜻을 밝혔다.

소방청 김수환 국립소방박물관 추진단장은 “임형모 전 소방행정과장의 건강이 좋지 않다고 전해 들었는데 빠른 쾌유를 빈다”며 “기증해 주신 유물을 잘 전시할 수 있도록 국립소방박물관 건립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역사적 가치가 있는 소방유물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될 수 있도록 소방유물을 보유하고 계신 분들의 적극적인 기증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방청은 경기도 광명시 광명동 일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국립소방박물관을 2024년 7월 개관 목표로 건립 중이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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