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 20대 청년들은 기성세대의 청년 시절과는 다른 존재로 취급된다. 세대 내부 성별 의식 차이도 크고 전체로 위 세대와 구별되는 성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 때부터 시작된 성적 경쟁을 거쳐 대학에 입학한 후에도 직장을 구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는 세대다. 그래서 자조적인 얘기들이 사회의 유행어가 되고 있다. 과거 부모세대에 비해 풍요로운 시대임에도 경쟁이 심해지고 집을 구해 가정을 만들기가 어려워졌다. 

40년 전에 대학에 입학하고 당시 전두환 군사정권에 대한 치열한 반독재민주화투쟁을 했던 세대를 우리는 민주화운동세대, 386세대 혹은 87세대라고 부른다. 이들은 정치의식이 동질적이고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진보세대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산다. 이제 한국의 50대를 꽉 채우고 있다.

일부 보수 언론은 과거부터 그들을 좌파라고 비판해왔고 그 태도는 여전하다. 이제는 세월이 흘러 경제적으로 기득권이라 불리기도 하고 융통성이 없고 경직돼 있다는 의미로 꼰대라고도 하고 권위적이라고 비판도 받는다. 그들이 스스로를 성찰하고 있다. 작년 2021년 11월 시작한 심포지엄을 지난 2월15일 오후 1시 국회 도서관 지하 1층 소회의실에서 다시 열며 청년 연구자들과 함께 상호이해와 대안을 모색했다.

이번 심포지엄 추진위원회는 한신대학교 이해영 교수가 좌장을 맡고 있다. 이 교수는 여러 연구자들과 함께 1999년에도 ‘1980년대 혁명의 시대’라는 책을 만들었었다. 당시 서울대 김진균 교수를 좌장으로 1980년대를 회고하는 심포지엄의 결과로 책 한 권을 만들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났고 민주화운동세대의 맏형인 81학번이 문호가 확대된 대학에 입학한 지 40년이 지난 작년 2021년에 다시금 깃발을 든 것이다. 유럽의 68세대는 지금도 매년 함께 모여 발표하고 토론하는데 우린 1980년대 민주화 투쟁의 선봉에 섰던 세대가 그 의미를 되새기고 현실에 살려내는데 몹시 게을렀다는 반성을 하게 된다.

그런 자각에서 심포지엄추진위원회는 출발했고 작년 11월23일에는 <‘빨갱이’와 기득권? 민주화세대의 과거, 현재, 미래>로 1차 심포지엄을, 이번에는 <세대차이인가? 세대충돌인가? 청년,민주주의,노동,그리고 페미니즘>으로 두 번째이다.

지난 2월14일 심포지엄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인재근 의원, 이용빈 의원실이 함께 주최하고 양경숙 의원이 지원을, 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김근태민주주의의연구소, 광화문81민주50, 87민주연대, 국가만들기시민모임, 5대운동 등이 후원했다.

이 행사는 청년 노동의 현실로부터 시작했다. 경사노위에 있으면서 청년과 여성을 포함한 노동정책을 연구하고 있는 신수정 박사가 첫 발제를 맡아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대기업노조로 대표되는 민주노총과 중소기업노조를 다수 포함하고 있는 한국노총과 별도로, 새 시대 노조운동의 전망을 모색하고 있는 청년유니온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영민 사무처장이 토론했다.

다음으로 페미니즘을 다뤘다. 서울대 홍찬숙 박사가 기존의 성평등 프레임을 젠더 갈등, 공정성 프레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청년층의 공정성 정치를 해부하면서 공정성 주장이 이렇게 부상한 것은 남성성 문화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역시 성공회대 사회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잉여사회(2013)’와 ‘한국, 남자(2018)’를 저술한 최태섭 연구자가 토론을 맡았다.

마지막 발제로 세습 중산층사회를 2020년에 출판해 세습자본주의가 시작됐고, 노력은 실력이 아니라 계층이라고 주장했던 조귀동씨가 발표했다. 그는 서강대 경제학과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나 수료도 하기 전에 그 책을 썼다. 연대 사회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에서 청년 연구자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는 김선기 연구원이 토론했다.

세 개의 발표와 토론 이후에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정석 교수가 일백탈수 지역민국이란 제목으로 종합토론의 막을 열었다. 그는 이미 향후 10년간 일 년에 백만명씩 베이비부머가 수도권을 떠나 중소도시로 가서 제2의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 <세대차이인가? 세대충돌인가?> ‘청년, 민주주의, 노동 그리고 페미니즘’에 대한 제2차 심포지엄을 2월15일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개최했다.

그 실현을 위한 사회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안식년을 맞아 지역을 두루 다니며 한달살이를 실천하고 있다. 메가시티보다는 소도시연합이 좋은 길이라고 주장한다. 그 구상이 왜 현실적으로 필요한지 역설했다.

다음으로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오세제 박사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토론을 풍성하게 했다. 서두에서 말한 문제의식으로 20대와 50대 만을 대상으로 설계한 설문조사라 그 결과가 흥미로웠다. 청년 문제가 심각한 오늘날 과거 민주화를 주도했던 세대가 과연 얼마나 청년문제 해결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종합토론은 좌장인 이해영 교수가 진행했고 토론자는 청년정당인과 청년 연구자이다. 신지혜 대표는 기본소득당 대표이며 작년 4월 서울시장 재보선 때 기본소득당 서울시장후보로 출마했었고 소득불평등, 젠더불평등, 기후불평등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극심한 실업난 시대에 새로운 사회 안전망인 ‘기본소득’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강민진 대표는 청년정의당 대표이다. 국회 정치개혁특위를 포함해 이미 다양한 청소년 청년 활동을 해왔다. 정의당에서 정치활동도 해 왔으며, 비판적 메시지를 다수 우리 사회에 내놓았다.

정보영씨는 청년유니온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 연구자로서 중앙대 사회학과 박사과정에서 공부하면서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에 속해 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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