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4명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하는 적정 섭취 권장량보다 많이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WHO 제시 적정 알코올 섭취 권장량은 남자 40g(소주로 5잔), 여자 20g(소주로 2.5잔)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www.kfda.go.kr)은 전국 16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주류 섭취량 및 실태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2월14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월1일부터 17일까지 조사원 방문을 통한 대면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요 설문 내용은 ▲주종별, 계층별 주류 섭취량 ▲고위험 음주 실태 ▲주류 섭취 습관 등이다.

식약청은 이번 조사가 주류 중 유해물질의 안전관리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주류 섭취량 조사 = 조사 대상자 중 626명이 최근 1주일 내에 술을 마신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412명(남자 252명, 여자 160명)이 WHO가 제시하고 있는 적정 권장 섭취량보다 더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간 1일 평균 알코올 섭취량은 16.9g(남자 26.9g, 여자 6.0g)으로 WHO 적정 섭취 권장량 이내로 나타났으며 연간 1∼5 종류의 술을 마신 사람이 81.1%로 가장 많았고 1인당 연간 평균 3.9종류의 술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고위험 음주 실태 = 한 번의 술자리에서 소주를 8잔 이상(여자는 5잔 이상) 마시는 고위험 음주 비율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인 경우는 26.5%, 두 번 이상인 경우는 17.3%(남자 26.7%, 여자 7.7%)로 조사됐다.

WHO가 정하는 고위험음주는 1일 남자 알코올 60g(소주 8잔) 이상, 여자 40g(소주 5잔) 이상이다. 

고위험음주 시 마신 술로는 일반적인 주류 소비 패턴과는 달리 소주가 66.3%로 가장 많았고 맥주(20.8%), 포도주(2.9%), 탁주(2.6%) 순으로 조사됐다.

주요 주류의 최근 1년 음주 경험율(중복 응답)은 맥주(92.9%), 소주(87.2%), 탁주(52.5%), 복분자주(26.8%), 위스키(25.6%), 포도주(25.4%) 순이었다. 

최근 일주일 이내 음주 경험자 626명의 섭취량을 분석한 결과 남자는 저위험군 36%, 중간위험군 32%, 고위험군 22%, 매우위험군 10%, 여자는 저위험군 31%, 중간위험군 44%, 고위험군 16%, 매우위험군 9%로 나타났다.

◆주류 종류별 섭취량 = 최근 1년 이내에 한 잔이라도 술을 마신 경험이 있는 경우는 92.9%이며 전혀 술을 마시지 않은 경우는 7.1%로 조사됐다.

최근 1년간 가장 많이 마신 술은 맥주(92.9%)와 소주(87.2%)이며, 기타 탁주(52.5%), 복분자주(26.8%), 위스키(25.6%), 포도주(25.4%), 매실주(21.0%), 청주(15.0%), 약주(14.9%), 샴페인(10.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맥주를 마신 빈도는 월 2~3회가 20.6%로 가장 높았고 주 1회(20.0%), 월 1회(19.6%) 순이며 1회 평균 섭취량은 4.8컵(200ml 기준)으로 조사됐다.

소주의 경우도 월 2~3회가 17.4%, 월 1회 17.0%, 주 1회 16.5% 순이며 1회 평균 섭취량은 6.4잔(50ml 기준)으로 조사됐다.

맥주와 소주의 1회 평균섭취량을 알코올 섭취량으로 환산 시 맥주(4.8컵)는 알코올 34.6g, 소주(6.4잔)는 51.2g으로 소주를 통한 알코올섭취량이 많았다.

남자의 경우 맥주나 소주를 주 1회(각 24.6%, 21.6%) 이상 마시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여자의 경우 맥주는 월 2~3회(23.4%), 소주는 월 1회(23.9%) 빈도로 많이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중 지난 1년간 한 번 이상 폭탄주를 마신 사람은 314명이며 이들 중 94.6%(297명)가 소주+맥주(일명 소폭), 22.6%(71명)가 양주+맥주(일명 양폭)를 각각 1회 평균 4.1잔, 4.6잔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200ml 기준으로 알코올 함량은 소폭 1잔이 13.4g, 양폭 1잔이 15.7g, 일반적으로 폭탄주가 흡수가 빨라 빨리 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폭탄주의 알코올함량이 높아서 빨리 취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주류 섭취 습관 = 조사 대상자 중 음주 시 자신이 몇 잔을 먹었는지 알고 마신다는 응답자는 602명(60.2%), 원하지 않는 술은 거부한다는 응답자는 487명(48.7%), 낮은 도수의 주류를 선호한다는 응답자는 468명(46.8%)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조사 대상자 중 음주 전에 물 등을 섭취한다는 응답자는 168명(16.8%), 식사와 함께 음주한다는 응답자는 179명(17.9%), 마실 양을 미리 정한다는 응답자는 326명(32.6%) 등으로 일반적인 음주요령의 실천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약청은 우리 국민들이 술을 한 번에 많이 마시는 반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주량을 줄일 수 있는 습관은 잘 지키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술자리가 많아지는 연말연시를 맞이해 지나친 음주를 자제하고 단숨에 술잔을 비우기보다는 여러 차례 천천히 나눠 마시고 물이나 음식물과 함께 마시는 등 건전한 음주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세이프투데이 이성하 기자(sriver57@safetoday.kr)

저작권자 © 세이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