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영 광주대학교 교수 
송창영 광주대학교 교수 

더위가 한풀 꺾이고 명절이 가까워진 요즘, 벌초를 계획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만큼 쯔쯔가무시증, 벌 쏘임, 예초기사고 등과 같은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벌초를 하기 전 안전수칙을 다시 한번 상기하여 행복한 명절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 매년 추석 명절을 앞두고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벌초입니다. 그런데 벌초 때면 각종 사고가 벌어진다는데 벌초 안전사고는 언제, 어떤 사고가 많이 벌어집니까?

= 보통 추석을 1달 정도 앞둔 8월에서 9월 사이 벌초 시즌이 시작됩니다. 벌초하는 과정에서 여러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데요. 최근 3년간(2019년~2021년) 벌초 관련 사고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총 223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벌초 시즌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안전사고로는 쯔쯔가무시증과 벌 쏘임, 예초기 사고를 들 수가 있는데요. 사고 유형 중 벌 쏘임 사고가 62%(138건)로 가장 높았고, 예초기 사고에 의한 부상이 9%(22건)를 차지했습니다.

대부분 추석을 기준으로 한 달 전부터 벌초 관련 사고가 발생하기 시작해 추석 2주 전에 31%(68건), 3주 전에는 27%(61건)의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대체로 추석 2~3주 전에 벌초 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했습니다. 

◆ 벌초 철이 시작되면서 안전사고 주의보를 발령한 지자체들도 많은데요. 야외 작업 때 특히 주의해야 쯔쯔가무시증은 뭔가요? 

= 쯔쯔가무시증은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풀에 붙어 있거나 설치류에 기생하는 털진드기의 유충에 물리게 되면 걸리게 됩니다.

보통 1~2주의 잠복기를 거친 후 고열, 오한, 두통 피부 발진 및 림프절 비대가 나타나는데, 발병 후 5~8일 차에 피부발진이 생기고, 간비종대, 결막 충혈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쯔쯔가무시증에 감염되었을 경우 특별한 치료법은 없으며 대증치료와 항생제 치료를 병행하고, 사람 간의 전파가 되지는 않지만, 격리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치료를 하지 않은 중증의 경우 사망률이 30%에 달할 수 있으나,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게 되면 쉽게 완치가 되는 질환입니다

◆ 그럼 어떻게 해야 예방할 수 있을까요?

= 쯔쯔가무시증은 야외, 특히, 풀 속에서 벌초할 때 주로 발생하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우선, 작업 및 야외활동 전에는 작업복과 일상복은 구분해야 합니다. 작업을 할 때는 소매를 단단히 여미고 바지는 양말 안으로 집어넣거나 장화를 착용해야 합니다.

또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는 몸에 벌레를 쫓는 기피제를 뿌려야 합니다. 만약 작업 중 휴식할 때는 풀숲에 앉아 있지 말아야 하며 돗자리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작업이 종료된 이후에는 작업복을 털고 반드시 세탁해야 하며, 가능한 한 빨리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어야 합니다.

또 머리카락, 귀 주변, 팔 아래, 허리, 무릎 뒤, 다리 사이 등 진드기가 있는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 또 벌 쏘임 사고도 주의해야 한다고요? 

= 벌 쏘임 사고는 7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8, 9월에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이는 기온 상승으로 인해 급격하게 말벌이 증가하는 생애주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말벌류는 활동 시기가 8월 중순에서 10월 중순이 가장 활발하기 때문에 벌초를 많이 하는 추석쯤에는 벌 쏘임 사고가 자주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벌초 시에는 벌 쏘임 사고를 항상 주의하셔야 합니다.

우선, 벌 쏘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벌초 시에는 반드시 긴 옷을 착용해야 합니다. 벌은 검은색 등 어두운색에 민감하기 때문에 밝은 옷을 입는 것이 벌로부터 공격을 덜 받는 방법이기도 하며, 단 음식인 과일, 음료수 등은 가까이 두지 않아야 합니다. 또 벌은 냄새에 민감하기 때문에 벌초 과정 간에는 향수, 화장품 등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만약 벌초 중 벌집을 발견했을 때는 무리하게 제거하지 마시고 119에 신고를 하는 것이 좋으며,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자세를 낮추고 신속하게 20m 이상 대피해야 합니다.

◆ 또 사람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예초기 사고도 많다고요 

= 한국소비자원의 통계에 따르면, 연간 발생하는 예초기 사고의 70% 이상이 8~9월에 발생한다고 합니다. 풀이 무성하게 자라는 8월이나 벌초 작업이 집중되는 9월에 예초기 사용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사고 유형을 살펴보면 예초기를 사용하다가 돌에 부딪히며 칼날에 다리 부위를 베이거나 작은 돌이 튀어 얼굴이나 눈에 가격하는 형태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눈에 상처를 입는 사례가 가장 많습니다. 심한 경우 실명할 우려가 있으므로 예초기를 사용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 그렇다면 예초기를 사용할 때는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합니까? 

= 여름철 무성하게 자란 풀을 정리하기 위해 예초기를 사용할 때는 안전사고 예방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농촌진흥청의 조사에 따르면 예초기 사고로 주로 다치는 부위로는 다리 쪽이 46.2%로 가장 많고, 다음이 팔 23.1%, 몸통과 머리에서 각각 7.7% 발생했습니다. 

부상의 종류는 골절이 30.8%로 가장 많았고 칼날 등에 의한 베임 23.1%, 근육과 인대파열 15.4%, 그 외 찔림이나 신체 절단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예초기 사용 중 돌이 튀거나 칼날이 이탈될 우려가 있으므로 다리와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작업화나 작업복을 착용해야 합니다. 얼굴과 눈을 보호하기 위하여 헬멧, 보호안경 등의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예초기를 선택할 때는 일체형 2도 칼날보다는 나일론 날을 사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하니 예초기를 선택하실 때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마지막으로 당부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올해 추석은 여느 해보다 일찍 다가옴에 따라 이른 시기에 벌초를 시작하시는 분이 많으실 텐데요. 그만큼 예초 과정에서의 안전사고에 유의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벌초 과정은 다양한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첫 번째로 기온 상승이 계속되는 시기인 8월 말~9월 초는 말벌들의 활동이 왕성한 시기라 볼 수 있기에 벌 쏘임 사고에 특히 유념하셔야 합니다. 성묘 전, 벌초 전 반드시 해당 장소에 벌집이 있는지를 육안으로 확인하고 발견 즉시 119등을 통해 제거 후 활동을 해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로 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생하는 쯔쯔가무시병은 야외활동으로 볼 수 있는 벌초와 성묘 간 급격히 발생하는 점에서 반드시 긴소매, 긴바지 등을 입고 활동한다면 예방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예초기 사용 시 주의 사항으로는 예초기 사용 시 돌 등에 의한 눈이나 얼굴에 상처를 입게 할 수 있으므로 안면보호구를 필수적으로 착용해야 합니다.

조금만 주의하면 벌초 과정에서 사고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서 이번 추석도 즐겁고 안전한 한가위 보내시길 바랍니다.

2022년 9월5일 

송창영 광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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