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영 광주대학교 교수
송창영 광주대학교 교수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아름다운 단풍이 보이는 가을이 다가왔습니다. 많은 분이 가을 산행의 매력을 느끼기 위해 산에 찾으실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가을은 1년 중 가장 많은 등산 사고가 발생하는 시기인 만큼 등산 전 안전수칙을 숙지하시어 안전사고에 대비할 필요성이 존재합니다.

◆ 가을철 등산사고가 전국적으로 얼마나 벌어지고 있습니까?

= 소방청의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발생한 등산사고는 1만1952건으로 이전 3년(2018~2020년) 평균 대비 약 21% 증가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월별로는 날이 온화해지는 4월과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9~10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요일별로는 주말에 50.8%가 발생했습니다.

경남소방본부에 의하면, 경남지역에서는 최근 3년간 등산사고로 인한 출동 건수는 총 2392건으로 집계됐으며 코로나19의 재유행으로 산악회 등 집단중심의 관광객은 줄어들었지만 나홀로 등산이 증가함에 따라 조난사고의 비율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 이렇게 등산사고가 많은 이유(원인)은 무엇일까요?

=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레저활동을 즐기고자 산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가을철에는 이슬이 맺히거나 서리가 내리면서 등산로가 매우 미끄러워지게 됩니다.

실제로 등산사고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사고의 약 34%가 발을 헛디디거나 미끄러져 발생하는 실족·추락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조난(19.8%)이나 안전수칙 불이행(17%), 개인 질환(11.1%) 등에 비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등산로의 정비미흡도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등산로 정비가 미흡한 집 근처의 야산에서 발생하는 사고가 61%로, 국립공원(24.3%), 도립공원(7%), 군립공원(3.8%)보다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가을은 일교차가 큰 계절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고요?

= 그렇습니다. 매년 추석이 지나면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되는데요. 단풍을 구경하려는 등산객들이 몰려드는 만큼 안전사고의 발생도 증가하게 됩니다.

특히, 가을은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체온유지가 어려운데다 심장에 많은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등산하다 보면 땀이 나서 옷을 얇게 입는 분들이 많은데, 등산으로 흘린 땀으로 인해 젖은 옷을 계속해서 입고 있으면 쉽게 감기에 걸릴 수 있습니다. 게다가 찬 바람이 불거나 가을비가 내리게 되면 정상적인 체온을 유지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등산을 할 때는 반드시 여벌의 옷을 챙겨 갑작스러운 추위에 대비해야 합니다.

게다가 일교차가 클수록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혈관의 수축·이완이 반복되기 때문에 심장에 많은 부담을 주게 됩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발생한 사망사고의 57%가 심장 돌연사로 인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가을 산행을 할 때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어 체온을 유지하고 산행 전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걷기 등의 준비운동을 충분히 함으로써 체온을 높이는 것이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 혹시 벌어질지도 모를 산행 안전사고에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하는 게 좋을까요?

= 등산로에 떨어진 낙엽이나 흔들리는 바위 등을 잘못 밟으면 미끄러질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실족·추락으로 인한 사고가 가장 자주 발생하는 만큼, 실족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마찰력이 좋은 등산화를 신고, 발바닥 전체로 땅을 딛는 것이 더욱 안전할 것입니다. 등산지팡이도 함께 활용한다면 실족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둘째, 반드시 지정된 등산로를 통해 등·하산을 하며 등산 시 상체를 살짝 숙인 채로 걷고, 내리막에서는 보폭을 줄여 천천히 조금씩 내려와야 합니다.

셋째,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휴대폰의 충전상태를 충분하게 유지하시고 수시로 현재의 위치를 파악해 사고가 발생하였을 때 즉시, 119에 구조 신고를 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음주한 상태에서 등산은 금해야 하며, 해가 지는 시간대로부터 1~2시간 전에는 등산을 마쳐야만 혹시 모를 안전사고로부터 예방할 수 있겠습니다.

◆ 안전사고 예방요령에 대해서도 알려주십시오.

=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등산객들이 스스로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점들에 대해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우선 산행 전에 산행 코스, 난이도 등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구하고 자신의 체력을 고려해 산행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등산 전 스트레칭으로 충분히 몸을 풀어주고 계절별로 적절한 장비와 복장을 갖춰 산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충분한 경험과 장비를 갖추지 않은 사람은 바위나 암벽과 같은 장소는 등반하지 않아야 합니다.

셋째, 등산 시 음주를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술을 마시게 되면 다리에 제대로 힘을 줄 수가 없어 넘어지거나 미끄러지기가 쉽고, 심장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산행하는 동안은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합니다.

넷째, 낙뢰 예보가 있거나 비나 눈으로 인한 기상특보가 있을 때는 산행을 금하고, 산행 중에는 빠르게 하산하거나 안전한 장소로 대피해 기상 상황이 안정화되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단독산행을 피하고 산행은 아침 일찍 시작해 해지기 한 두 시간 전에 마치는 것이 좋습니다.

◆ 주의사항과 함께 마지막으로 당부 말씀 부탁드립니다.

= 등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도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단풍을 즐기고자 하는 등산객이 많은 가을철에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등산은 건강에 매우 좋은 운동이지만 산에서는 다양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공간인 만큼 사고와 부상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술은 균형감각과 운동능력을 떨어트려 안전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어 반드시 금해야 하며, 샛길이나 출입금지구역이 아닌 정해진 등산로를 따라서 등산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만약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발견을 위해 혼자서 산행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부상이나 조난 시 등산로 중간중간에 표시돼 있는 산악위치 표지판을 활용하면, 사고지점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 구조대의 신속한 조치가 가능합니다.

무더위가 지나고 본격적인 단풍철이 찾아오면서 많은 분이 산을 찾으실 것 같습니다.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는 등산 시 주의사항과 등산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수칙을 숙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드리며, 이번 가을 안전한 산행이 되길 바랍니다.

2022년 9월19일

송창영 광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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