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29일 이태원에서는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대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이처럼 다량의 인파가 모이는 지역은 압사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자칫 잘못하면 이번 사고와 같이 많은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핼러윈 압사 사고와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모두가 압사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안전 수칙을 숙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 지난 10월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안타까운 압사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300명이 넘는 사상자로 그야말로 온 국민이 충격에 빠졌는데요. 압사 사고는 어떤 사고를 말합니까?

= 압사 사고는 지형, 지물 붕괴로 발생한 잔해, 무거운 물건, 나무 등에 깔리는 사고와 수많은 인파가 몰려 인파 사이, 장애물에 밟히거나 끼이는 사고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번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압사 사고는 많은 인파가 몰린 군중 압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압사 사고의 주요 원인은 외부 압력에 의해서 숨을 못 쉬어 사망하며 그 외에는 다발성 장기 손상으로 인한 사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번 이태원 참사를 보면, 순식간에 사람들이 연쇄적으로 쓰러졌다고 하잖아요. 어떤 상황이었을까요?

=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45m 거리의 좁은 내리막 골목길로 위쪽 폭은 5m 이상이지만 아래쪽 폭은 3.2m로 내려갈수록 좁아지는 구조였습니다. 사건 당시, 골목은 많은 인파가 모인 상황이었으며, 위로 올라가는 사람들과 아래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별도의 구분 없이 추가로 몰려 들어갔습니다.

이미 골목길 안의 사람들은 꼼짝도 못 한 채 흐름에 맞춰 조금씩 이동하고 있었으며, 빠져나가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밀집도가 높았습니다. 

또 바닥이나 벽면은 미끄러운 상황이었으며 이동 중 일부 인원이 넘어지면서 나머지 인원들까지 연쇄적으로 넘어지는 일명 ‘도미노 현상’이 발생하게 되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 이렇게 많은 사람 때문에 일어나는 압사 사고는 전조증상이 있다는데, 어떤 점으로 알아챌 수 있을까요? 혹시 이런 증상을 느낀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이번 이태원 압사 사고가 발생하기 전일인 금요일부터 이태원에서는 인파 통제에 대한 신고접수가 있어 사고 발생일인 주말에는 더욱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사고 당일 또한 오후 6시30분 경 인파가 많아 관리가 필요하다는 최초 신고가 접수됐으며 오후 10시15분경에는 100여 건의 신고가 몰려서 접수됐습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발생하는 압사 사고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기 전 최대한 빠르게 탈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해당 지역에 급격히 사람이 몰리는 느낌이 드는 경우 혹은 통행상에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경우, ‘잠시 지나갈게요, 죄송합니다’ 등 자신의 움직임을 주변에 알리며 이동해야 합니다. 

밀집 지역에서 탈출하는 경우 앞 또는 뒤로 이동하는 것이 아닌 대각선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며, 미끄러져 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다리를 벌리고 대각선으로 발을 디디면서 이동해야 안전합니다.

◆ 우리나라에서 압사 사고가 일어난 게 처음이 아니라던데요, 어떤 사고들이 있었습니까?

= 1992년 서울올림픽 체조공원에서 뉴키즈 온더블록이 내한 공연했을 때는 압사로 인해 1명이 숨지고 50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해당 압사 사고는 더 많은 관객을 받는 것에만 집중했던 주최 측의 안일함과 연예인의 등장으로 흥분한 뒷자리의 관객들이 한꺼번에 앞으로 몰려가면서 대형사고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또 다른 압사 사고로 2005년 상주 시민운동장 압사 사고가 있습니다. 상주 시민운동장에서 MBC 가요콘서트를 구경하기 위해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11명이 사망하고, 10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해당 사고는 열려있던 하나의 출입문으로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렸고 해당 출입문이 내리막이라 미끄러지면서 연쇄적으로 넘어지면서 발생하게 된 대형사고로 이번 핼러윈 참사와 유사한 사고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번 참사로 국내 압사 사고로선 최대 피해자가 발생한 건데요.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요? 재난 전문가로서 한 말씀 부탁드리고 당부의 말도 전해주세요. 

= 압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이 몰릴만한 장소에는 접근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에서는 단 한 명만 넘어져도 도미노처럼 줄줄이 넘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에 대형참사로 이어지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또 이번 이태원처럼 사람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장소에는 사람들을 통제할 수 있는 안전요원을 필수적으로 배치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몰려있더라도 안전요원의 통제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이동한다면 대형참사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행복한 추억으로 기억되기 위해서는 언제 어디서든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모두 함께 노력하여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2022년 11월9일

송창영 광주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