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엽 소방위
남기엽 소방위

“눈 앞에서 벌어진 아찔한 상황, 아파트 16층 난간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 위험해 보여 무조건 뛰어 올라갔다”

전북소방본부(본부장 주낙동)는 전주시 송천동 소재 한 아파트 난간에 매달려 있는 20대 여성을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전북소방본부 소속 남기엽(남, 46세) 소방위가 구조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9월16일 오전 6시50분 주민들과 아파트 공터에서 도서관 행사를 준비 중이던 전북소방본부 119안전체험관 소속 남기엽 소방위는 “살려주세요”라는 여성의 목소리를 듣게 됐다.

주민들과 함께 주변을 둘러보니 아파트 16층 베란다에 다리만 걸쳐있는 상태로 몸이 밖으로 빠져나와 있는 여성을 발견했다. 창문을 타고 피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급박한 상황을 인지한 남 소방위는 아파트로 뛰어 올라갔지만, 

16층 문은 열리지 않았고 바로 15층으로 내려가 문을 두드렸다. 아래층(15층) 베란다 난간을 타고 16층으로 올라가 구조대상자를 집 안으로 밀어넣어 구조할 수 있었다.

남 소방위의 빠른 판단과 신속한 구조활동으로 20대 여성을 구조할 수 있었다.

남 소방위는 2008년 1월에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돼 15년간 화재 진압과 인명구조활동을 해왔다. 다양한 현장경험으로 구조활동의 골든타임을 지켜내기 위해 위험을 무릎쓰고 아파트 베란다로 향할 수 있었다. 

한편, 남 소방위는 2021년 순창소방서 근무당시 퇴근길에 전주 완산칠봉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목격하고 119에 신고 한 뒤,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과 함께 호스를 전개하며 산불 현장을 누볐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은 사복을 입고 이러저리 뛰어 다니던 남 소방위를 기억하며, 솔선수범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남기엽 소방위는 “상황이 종료된 뒤 몇 시간이 지났는데도 가슴이 쿵닥쿵닥 뛰고, 아파트에서 다시 올려다보니 아찔한 생각이 든다”며 “어떻게 올라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베란다에서 버티는 게 어렵다는 걸 알기 때문에 무조건 구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난간을 잡고 올라가, 천만다행으로 소중한 목숨을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주낙동 전북소방본부장은 “남 소방위의 몸을 아끼지 않는 용기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젊은 세대의 자살이 계속 늘어나는데 소방에서도 신고단계부터 현장출동까지 모든 과정에 관련 기관과 협력해 생명을 구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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