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암연구소(IARC ; 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가 13년만에 소방공무원을 1군 발암 요인으로 상향 지정했다.

소방청(청장 남화영)은 소방공무원 안전‧보건 증진을 위한 연구개발사업(R&D)의 성과가 국제적 성과를 도출했다고 11월6일 밝혔다.

소방청은 지난 15년간 산·학·연구기관과 함께 소방공무원 안전·보건 증진을 통한 국민 안전확보를 위해 중·단기 R&D를 지속적으로 수행해왔다.

보건 분야는 단기간에 연구 성과를 얻기 어렵기 때문데 오랜 연구 끝에 최근 소방청 지원 연구사업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2010년 IARC가 소방공무원을 2B군 발암요인으로 지정한 지 13년 만인 2023년, 1군(그룹1) 발암요인으로 상향 지정했는데 여기에는 소방청이 지원한 국내 소방관 코호트 연구가 큰 역할을 했다.

국내 소방관 코호트 연구는 특정 요인에 노출된 집단과 노출되지 않은 집단을 추적하고 연구 대상 질병의 발생률을 비교해 요인과 질병 발생 관계를 조사하는 연구방법이다.

IARC는 화학 물질, 물리적 요인, 생물학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이 암 발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평가하며 이를 통해 유해한 물질이나 환경 요인을 식별하고 그에 따른 예방조치를 제안한다. 

특히, 국제적으로 26개의 수준 높은 연구 결과를 그 근거로 제시했는데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우리나라 소방관 코호트가 포함됐다.

이 연구는 소방청 R&D 사업(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안연순 연구팀)으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수행하여 2012년과 2015년, 국제 저널에 ‘한국 소방관의 암 발생 및 사망위험’을 주제로 발표한 아시아 유일 소방관 코호트 연구이다.

한편, 국제암연구소 1군 발암 요인에 포함되려면 역학적 근거뿐만 아니라 기전적 근거도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 기전적 연구에는 현재 진행 중인 소방청 R&D 사업논문 10여 편이 인용됐다.

이는 국제적으로 매우 이례적이며 국내 소방의 보건 연구 수준을 입증함은 물론 소방청의 꾸준한 연구비 지원에 대한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연구를 근거로 2023년 시행된 ‘공무원재해보상법’ 개정안의 공무원 공상추정제도에 따라 공무상 재해 인정 특례 질병의 종류에 소방공무원의 직업성 암이 대부분 포함돼 순직 및 공상 승인 과정에서 입증의 어려움을 덜 수 있게 됐다.

공상추정제도는 유해하거나 위험한 환경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인 소방관, 경찰관, 그리고 우정직·환경직 공무원 등에 대해 공무수행과정에서 상당기간 유해·위험요인에 노출돼 질병에 걸리는 경우와 그 질병으로 장애를 입거나 사망한 경우에는 공무상 재해로 추정하는 제도이다.

남화영 소방청장은 “앞으로도 소방공무원의 안전 및 보건과 관련된 국제적 수준의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소방공무원 안전·보건 증진을 통한 국민 안전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IARC 발암성 등급 분류 

• 그룹 1: 인간에게 발암성이 있음

• 그룹 2A: 인간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음

• 그룹 2B: 인간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지만 충분한 근거가 없음

• 그룹 3: 인간에게 발암성 없음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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