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27일 경북 구미의 한 공장에서 불산가스 저장탱크가 폭발해 공장 근로자 5명이 숨지고 출동한 소방대원 등 18명이 다쳤다. 

맹독성 불산가스는 바람을 타고 인근 마을로 퍼졌고 주민 등 3000여 명이 이 사고로 병원 진료를 받았다. 주변 농작물과 가축도 피해를 입었다.

최근 5년(2018년~2022년)간 전국 화학단지에서 발생한 화학물질 관련 사고는 145건으로, 62명이 사망했다. 특히, 국내 화학산업단지의 대부분은 노후시설로 인한 장비결함, 저장탱크부식, 관리소홀 등 화학사고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소방청(청장 남화영)은 화학사고 대응을 위해 전국 주요 화학단지를 중심으로 전문 화학구조센터(서산, 충주, 여수, 시흥, 익산, 구미, 울산)를 운영하고 있지만 현장 관계자 및 전문가를 통한 물질 확인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그사이 피해가 확산할 우려가 있어 인공지능을 접목한 혁신적 대응기술로 초기대응을 강화하고자 했다고 1월2일 밝혔다.

‘인공지능(AI) 융합 유해화학물질 판독’으로 화학사고 발생 시 사고물질을 신속하게 식별해 물질 특성 정보를 파악하고 현장대응을 지원함과 동시에 피해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나선 것이다.

AI 융합 유해화학물질 판독 지원사업은 2022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부처 협업 기반 AI확산 사업 과제’에 선정된 3개년 계속 사업으로, 이후 소방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 내‧외부 전문가의 논의를 통해 유해물질 10종(질산, 암모니아, 브로민, 수산화나트륨, 질산칼륨, 염화제2구리, 시너, 등유, 플루오라이드, 칼륨, 염소, 사고빈도 및 위험성, 물질 특성 등을 고려해 선정)에 대한 학습데이터 구축 및 판독 알고리즘 개발을 완료하고 2024년부터 현장 실증에 들어간다. 

AI 유해화학물질 판독 시스템은 소방차량의 영상기록장치를 통해 확보된 재난현장 영상을 토대로 불길과 연기의 모양과 색, 연소형태 등을 분석해 사고물질을 판독하고 인화, 폭발성 등 정보를 사전에 현장 대원에게 제공해 맞춤형 초기대응을 지원하고 인근으로의 확산 등 2차 피해를 방지한다.

소방청은 올해 1분기 중으로 전국 시도 소방본부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실시한 뒤, 5월 말부터 해당 시도 119종합상황실과 시스템을 연계해 현장 실증을 시행할 예정이며 향후 화학물질안전원과 관련 업계‧학계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대국민 판독 앱(APP)을 제작해 제공할 예정이다. 

소방청 임원섭 화재예방국장은 “화학사고의 경우 피해 범위가 넓고,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며 “그동안 축적된 소방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근로자는 물론 인근 주민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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