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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진압, 예방, 구조, 청소, 오물 제거”
조현국 양구소방서 소방행정과 과장
2021년 05월 27일 (목) 09:03:10 윤성규 기자 sky@safetoday.kr

   
▲ 조현국 양구소방서 소방행정과 과장
“화재의 진압 또는 예방, 구조, 청소, 오물 제거.” 아무리 생각해도 전혀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단어들의 나열이다. 하지만 이것은 말장난도 아니며 당당하게 우리나라의 현행 법조문에 명시돼 있다.

◆ 이상한 지방세법 시행령 = 2000년대 후반, 근무하던 지역의 지자체 세무담당자가 신규로 등록하려던 산악구조차에 대해 법령상의 비과세 대상이 아니라며 자동차세를 내라고 요구한 것이 계기가 돼 당시 나는 행정자치부에 개인적으로 민원을 넣어 법령을 개정하도록 한 바가 있다.

당시 지자체 세무담당자는 친절하게 관련 법조문을 인쇄해 줬는 데, 생전 처음 보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당시 지방세법과 지방세법 시행령의 법조문은 다음과 같았다.

2006년 지방세법 제126조(비과세)
1.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국방ㆍ경호ㆍ경비ㆍ교통순찰 또는 소방을 위하여 제공하는 자동차
2.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환자수송ㆍ청소ㆍ오물제거 또는 도로공사를 위하여 제공하는 자동차

2006년 지방세법 시행령 제146조의2 (비과세)
3. “소방, 청소, 오물제거의 용에 공하는 자동차”라 함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화재의 진압 또는 예방, 청소, 오물제거의 용에 공하는 특수구조를 가지고 그 용도의 표지를 한 자동차로서 그 용도에 직접 사용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당시 지방세법에서는 소방의 업무를 위해 사용하는 차량에 대해 비과세한다고 돼 있는데 동법 시행령에서는 소방의 업무를 화재진압과 예방으로만 한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그렇듯이 당시에도 구조활동이 소방의 대표적인 업무였음에도 불구하고 법령은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지 못했지만 당시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상식적인 판단에서 소방서의 구조차량에 자동차세를 부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이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 4년간의 민원 = 국민신문고를 통해 처음 민원을 제기할 때 나는 화재현장에 출동한 차량들 가운데 물 뿌려서 불 끄는 펌프차(물탱크차)와 화상환자를 이송한 구급차는 자동차세를 면제하고 구조장비를 이용해 사람을 구조하는 구조차에 자동차세를 부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점과 국회입법에서 소방업무용 차량에 대해 비과세하라고 한 것을 하위법령인 행정부의 시행령이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이 문제조항을 개정해야 한다고 했고 담당자는 전화통화를 통해 문제의 지적에 공감한다며 문제조항에 대한 개정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금방이라도 개정될 것 같았던 그 문제조항은 4년간 바뀌지 않았다. 6개월마다 개정법령을 확인하고 담당자에게 전화로 사유를 문의해 사유를 듣고 다시 약속을 받고 기다리기를 반복했다.

결국, 2011년 법령은 바뀌었다. “구조”라는 소방업무가 명시된 것이다.

1. 국방을 위하여 제공하는 자동차 : 「자동차관리법」 제70조제6호에 따라 군용 특수자동차로 등록되어 그 용도에 직접 사용하는 자동차

2. 경호ㆍ경비ㆍ교통순찰을 위하여 제공하는 자동차 : 다음 각 목의 자동차를 말한다.
가. 경호용 자동차 : 대통령, 외국원수, 그 밖의 요인의 신변 보호에 사용되는 자동차
나. 경비용 자동차 : 경찰관서의 경비용 자동차
다. 교통순찰용 자동차 : 교통의 안전과 순찰을 목적으로 특수표지를 하였거나 특수구조를 가진 자동차로서 교통순찰에 사용되는 자동차

3. 소방, 청소, 오물 제거를 위하여 제공하는 자동차 :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화재의 진압 또는 예방, 구조, 청소, 오물 제거를 위한 특수구조를 가지고 그 용도의 표지를 한 자동차로서 그 용도에 직접 사용하는 자동차

4. 환자 수송을 위하여 제공하는 자동차 : 환자를 수송하기 위한 특수구조와 그 표지를 가진 자동차로서 환자 수송 외의 용도에 사용하지 아니하는 자동차

5. 도로공사를 위하여 제공하는 자동차 : 도로의 보수 또는 신설과 이에 딸린 공사에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서 화물운반용이 아닌 작업용 특수구조를 가진 자동차

◆ 아직도 고칠 게 남은 지방세법 시행령 = 하지만 나는 아직 지방세법 시행령의 이 법조항이 여전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비과세 대상에 대해 크게 5종으로 나눠 설명을 하고 있는데, 국방, 경호경비경찰, 환자수송, 도로공사까지 다 별도의 차종으로 분류해 설명하면서 소방은 청소와 오물제거와 묶어서 설명하고 있다. “화재진압, 예방, 구조”와 “청소, 오물제거”가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절대로 청소업무와 오물제거 업무를 절대로 폄하 하고자 하는 뜻은 없다. 다만 소방은 화재, 구조, 구급은 물론 재난대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소방활동을 위해 여러 종류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따로 분리돼 설명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도로공사와 환자수송이 별도로 구분된 것과 비교해 보면 더욱 그러하다.

지방세법 시행령의 연역을 찾아보면 관련 자동차 비과세가 등장하는 1962년도부터 이 조항의 내용이 현재까지 별다른 변화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2021년의 시행령이지만 소방을 바라보는 시각은 1962년의 관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지방세법 시행령 121조는 정책적인 측면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소방의 위상에 맞게 개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2021년 5월27일
조현국 양구소방서 소방행정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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