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지난 전자책 독일 소방 이야기에 새 옷을 입혀보고자 시작한 ‘독일 소방 이야기 업데이트’, 그 두 번째 이야기 주제는 소방서의 구내식당이다.

두 번째 실습 소방서였던 독일 칼스루에(Karlsruhe) 소방서의 안전센터에 머물던 어느 겨울 오후, 소방서 내 방송에서 나를 찾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헤어(Herr) 조, 구내식당으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사진 1. 독일 소방서 구내식당
사진 1. 독일 소방서 구내식당

그곳 청사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청내 방송이 나온다는 게 신기하고 궁금했지만 일단 불렀으니 하던 일을 멈추고 구내식당으로 갔다. 식당에 들어가 화덕과 조리시설이 있는 공간으로 들어가니, 소방대원 1명이 나를 보자마자 얼굴을 붉히며 말없이 손가락으로 화덕을 가리켰다.

그가 가리킨 화덕 주변은 하얀색의 납작한 찌꺼기들로 지저분해져 있었다. 그 소방대원은 왜 조리하면서 지저분해진 화덕을 그대로 놔두고 떠났냐는 불만에 나를 부른 것이었다.

억울했다. 내가 사용하기 전에 이미 화덕 주변은 그렇게 지저분해져 있는 상태였지만 내가 그곳 대원들과 달리 유난히 자주 쌀과 면을 재료로 조리해서 식사했기 때문에 내가 지저분하게 만든 범인이라고 지목한 것이었다. 

억울하지만 나는 미안하다고 말하고 화덕을 청소할 수밖에 없었다. 화덕을 먼저 더럽힌 대원이 누군지 알 수도 없을뿐더러 그런 사소한 문제로 그곳 소방대원들과 갈등을 빚는 것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나저나 식당에서 지저분한 화덕에 대해 불만을 표했던 그 대원은 왜 남들 다 교육훈련하거나 정비창에서 일하는 일과시간에 식당에 있었고 무슨 자격으로 내게 지적했던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러한 에피소드는 독일 소방청사의 구내식당에 조리원이 따로 없기에 생기는 것으로 이에 대해서는 구내식당 운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사진 2. 안전센터의 아침식사 (출처 : 포츠담소방서)
사진 2. 안전센터의 아침식사 (출처 : 포츠담소방서)

◆ 조리원 없는 구내식당 = 슈투트가르트 소방서 제2안전센터에 배치받아 실습을 시작한 첫날, 일과를 마치고 저녁에 구내식당에 가봤는데 7시가 넘도록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대다수 대원들이 샌드위치 등 간단하게 준비한 도시락을 꺼내 먹고 있었다. 결국 그곳 구내식당에 조리원이 따로 없다는 걸 알았고 나는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독일에 오기 전 독일 소방서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구내식당에서 맛있는 요리 사진을 보면서 독일 소방서에도 당연히 우리처럼 조리원이 있을 것으로 오해했다. 심지어 나의 실습을 헌신적으로 도와줬고 소방서에 대해 많은 걸 알고 있던 독일 의용소방대원 마르쿠스도 그건 전혀 몰랐다며 황당했다.

다음날 근무조장에게 먹는 문제에 대해 사정을 얘기하니 요리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시내 중심가 상가로 데려다줬다. 하지만 내겐 낯선 식문화의 재료인 각종 고기와 햄, 그리고 빵을 파는 가게 앞에서 더 큰 절망을 느껴야 했다. 

오랜 고민 끝에 어쩔 수 없이 그나마 저렴한 베를리너라는 쨈이 든 빵을 좀 사서 나왔는데 근무조장이 아시안숍을 가보자며 다시 안내해 줬다. 그곳에서 라면과 고추장 등을 샀지만 가격이 비싸서 얼마 못 샀고 이후 며칠 동안은 아침과 저녁으로 베를리너 빵만 먹어야 했고 그 결과 몸무게가 계속 줄고 몸이 힘들었다.

그래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청사를 나와 시내 마트를 열심히 돌아다닌 끝에, 우리 쌀과 비슷한 밀키라이스(Milchreis)를 찾아 밥을 지었고 가격이 아주 저렴한 감자를 간장에 넣고 볶아서 반찬으로 먹으니 저렴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먹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한 번은 점심시간에 스파게티를 먹던 소방대원에게 조리법을 배울 수 있었는데, 저비용으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어 한동안 질리도록 해 먹었던 것 같다.

그곳의 문화는 아침과 점심은 간단하게 먹고 일과를 마친 저녁이나 공휴일에는 조리해서 먹는 분위기였다. 언제든지 조리해서 먹을 수 있도록 화덕과 각종 조리도구, 식기류, 수저 및 포크는 물론 세척을 위한 식기세척기와 행주 등도 잘 구비돼 있었다. 

식재료와 음료수 보관용으로 대형 냉장고와 냉동고가 있었고 양념이나 도시락을 보관할 수 있도록 대원 개인별 식재료함이 제공됐다.

◆ 식당 관리 담당자 = 식사를 마치고 식기세척기에 담긴 식기류와 수저 및 포크 등은 세척 후 행주로 닦아서 제자리에 넣어야 하고 분리수거된 쓰레기를 처리해야 한다. 

분실이나 망가진 것이 있으면 채워놓아야 하고 화덕이나 싱크대, 바닥 등도 청결하게 청소해야 한다. 

보통 조리원이 식사를 제공하는 구내식당이라면 당연히 운영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지만, 조리원이 없는 소방서 구내식당에서는 유지관리도 소방대원이 해야 할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근무조마다 식당관리를 전담하는 담당자를 따로 지정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칼스루에 소방서에서 일과시간에 식당으로 나를 불러 화덕을 더렵혔다고 불만을 표시했던 대원이 바로 그 근무조의 식당관리 담당자였던 것이다. 식당관리 담당자가 식당관리 일을 하는 시간에는 일과에서 제외된다.

사진 3. 당구대가 있는 안전센터 구내식당
사진 3. 당구대가 있는 안전센터 구내식당

◆ 휴게실로도 이용되는 구내식당 = 구내식당은 근무하는 대원들이 조리와 식사를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공간이다. 그러나 독일 소방의 구내식당은 휴게장소로서도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별도로 분리된 휴게공간이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소방청사에서는 구내식당에 병합돼 있다.

아침에 기상하면 대원들은 교대조가 도착할 때까지 구내식당으로 가서 모닝커피를 마신다. 근무를 시작하면 오전과 오후에 한 번씩 카페파우제(Kaffepause)라고 해 하던 일을 멈추고 구내식당에 모여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고 잡지를 읽는 등 휴식을 취한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서 구내식당에 개별적으로 와서 책이나 잡지를 읽기도 하는데, 흡사 카페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약간 다른 모습이지만, 구내식당에서는 여러 명이 모여 얘기를 나누거나 카드놀이와 같은 게임을 즐기기도 한다. 일과가 없는 공휴일에는 식당에 개인 PC를 가져와 게임하는 대원들도 있었다.

사진 4. 구내식당의 커피 디스펜서와 부재료
사진 4. 구내식당의 커피 디스펜서와 부재료

◆ 커피, 음료수와 간식 = 커피는 근무하는 소방대원들에게 아주 중요한 음료이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양이 필요한데, 이 때문에 근무조마다 커피담당자를 지정하고 있다. 

이 사람은 원두를 사서 커피를 내려 대형 디스펜서에 담아두고 곁들일 각설탕과 저지방 우유를 비치하고, 소방대원들이 자유롭게 마시면서 내는 무인판매금을 회수하는 일까지 담당한다. 워낙 중요한 일이라서 커피를 준비하는 시간에는 커피담당자를 일과에서 제외시킨다.

각각의 소방관들은 구내식당에서 커피나 음료를 마시기 위한 용도로 머그잔을 갖고 있지만 구내식당에는 고급스러운 전용 커피잔이 비치돼 있어 사용할 수 있다.

사진 5. 구내식당의 개인 식재료함 내부
사진 5. 구내식당의 개인 식재료함 내부

구내식당에서는 음료수와 간식도 무인판매한다. 물, 탄산수, 환타, 콜라 등 다양한 종류의 음료가 있고 초콜릿, 쿠키, 과자, 에너지바, 사탕 등과 같은 간식도 있다. 24시간 출동대기를 해야 하는 근무대원들이 밖으로 나가 가게에서 간식이나 음료수를 사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독일 소방서의 어딜 가나 이러한 청사 내 음료수와 간식의 무인판매는 일반화돼 있었다. 나는 음료수 중에 무알콜 맥주을 즐겨 마셨다.

직원들이 공동으로 음료와 간식을 마트에서 대량으로 저렴하게 구입해 구내식당에 비치하면 가격표에 따라 각자가 돈을 놓고 가져가거나 장부에 적고 외상으로 가져간 뒤 다음 날 아침 교대 전에 구내식당에서 담당자에게 정산했다. 직원들에게 무인판매한 수익금으로 다시 음료수와 간식을 구입해 비치하는 방식이었다.

네덜란드 펜로소방서에 머물 때에는 아주 인상적인 간식을 먹은 기억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디스펜서에서 나오는 무료 컵스프였다. 

사진 6. 장부를 보며 간식과 음료수 값을 정산
사진 6. 장부를 보며 간식과 음료수 값을 정산

◆ 공동요리 – 먹는 것이 중요하다 = 주말이나 휴일에는 근무자들끼리 공동요리를 해서 먹는 것이 일반화돼 있었다. 몇몇 대원들이 공동요리의 메뉴를 제안하면 이에 참여할 대원들을 모집한다. 메뉴가 맘에 드는 대원들이 일정 수가 되면 재료를 사서 오전에 함께 요리해서 식사시간에 자율배식으로 먹게 된다. 설거지와 뒤처리도 함께 한다.

공동요리에 대한 비용은 요리 재료를 사는데 들어간 전체 비용을 참여한 인원의 수로 1/n로 식사 후에 정산한다. 재료비만 들어가기 때문에 아주 저렴하게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나는 그곳 요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대원들과 어울리기 위해서 항상 참여했다.

일반적으로 소방서에서의 공동요리는 주말이나 휴일, 또는 아주 특별한 날에 하는 것이지만, 공동요리가 일상화돼 있는 곳도 있다. 한 번은 하이델베르크에 있는 미군부대 내 소방대에 방문할 일이 있었는데, 근무자는 모두 독일인들이었다. 

사진 7. 네덜란드 소방서 구내식당 내 스프 디스펜서와 커피머신
사진 7. 네덜란드 소방서 구내식당 내 스프 디스펜서와 커피머신

그들은 일과 중 가장 힘든 일이 뭐냐는 나의 질문에 그날 무엇을 먹는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곳은 일일 근무자가 수명에 불과했는데 매번 공동으로 조리한 음식을 먹기 때문에 매일 출근하면 가장 먼저 그날 뭘 먹을지를 결정지어야 했다. 아마도 일선 서와 달리 출동이 거의 없어서 매일 공동요리하는 것이 가능한 것 같았다.

하루는 일과를 마친 저녁에 근무조장이 지휘차를 타고 어디를 나갔다 와야 한다며 나를 불러냈다. 그런데 근무조장이 커다란 자루 하나를 들고 탄다.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그날은 자신이 산타클로스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휘차가 멈춘 곳은 빵집 앞이었다. 알고 보니 연휴에 가게가 문을 닫기 때문에 며칠간 대원들이 함께 먹을 빵을 다른 근무조 것까지 미리 사둬야 한다며 자루에 빵을 가득 담았다. 이 역시 휴일에 공동 요리를 해서 먹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사진 8. 공동요리를 해서 나눠 먹는 안전센터 대원들
사진 8. 공동요리를 해서 나눠 먹는 안전센터 대원들

◆ 조리원이 있는 식당 – 나만 겪었던 불편 = 내가 방문했던 모든 소방관서의 식당에 조리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독일, 오스트리아의 소방학교와 THW학교에도 당연히 조리원을 두고 운영되는 구내식당이 있었다. 여기서는 내가 조리를 하지 않고 먹으니 정말 편했다.

그런데 오히려 그것이 나에게 불편을 초래하기도 했다. 나는 휴일에도 머물러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구내식당에 함부로 들어가 조리하는 것이 허용되지도 않았다. 그래서 휴일을 앞두고 식당에 미리 부탁해 간단하게 얼마간 먹을 것을 받아 둬야 했다.

사진 9. 주말 안전센터 공동요리 기록부
사진 9. 주말 안전센터 공동요리 기록부

◆ 참고해 볼만한 구내식당 운영사례 = ▲ 배달음식 비용 지원 = 독일 슈투트가르트 소방서에 있을 때는 아침 일과가 시작되면 배달 점심식사에 대한 참여자를 모집했다. 

그날 메뉴를 계약업체에서 제시하면 청내방송으로 주문해서 먹을 대원들을 모집한다. 먹는 인원이 10명을 넘겨야 배달이 가능했는 데, 그러면 음식값의 10% 정도를 시청에서 지원해 줬다. 

나는 그곳 공무원이 아니었지만 다른 대원들이 자신들의 이름으로 대신 주문해 줘서 같이 할인가에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소방서에서는 이런 지원이 없었다.

사진 10. 외부식당 이용 할인쿠폰
사진 10. 외부식당 이용 할인쿠폰

▲ 출장직원 할인쿠폰 지원 = 프랑스 콜마르 소방본부에 있을 때 관내 의용소방대 지도검열이 있어 두 명의 소방관을 따라 나가 본 적이 있었다. 그곳의 지도검열도 분위기가 그렇게 온화하지는 않았고 긴장감도 적지 않았다. 

한참을 돌아보다가 점심시간이 돼 근처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하게 됐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할 때 프랑스 소방관이 종업원에게 작은 쿠폰북에서 한 장을 떼어 줬다. 

궁금해서 물었더니 자신들이 밖에서 식사할 때 음식값의 일부를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이라고 하면서 얼마 되지 않는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두 사례는 아마도 구내식당에서 조리원이 제공하는 식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으로 식사하는 것에 대한 보전 차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11. 핀란드 소방서의 외부 개방형 구내식당
사진 11. 핀란드 소방서의 외부 개방형 구내식당

▲ 개방형 구내식당 = 2018년 연락하고 지내던 핀란드 소방관을 만나러 간 적이 있는데, 그때 지역의 작은 소방본부 격인 에스포 소방서를 방문해 구내식당에서 함께 식사한 적이 있었다. 

그곳은 일반 레스토랑처럼 조리원들이 주문받아 조리해 음식을 제공하고 가격표에 따른 비용을 받으며 운영되고 있었다. 식사하는 대다수는 소방관들이었지만 사복을 입은 외부인들도 여러 명이 있었다. 

솔직히 핀란드 체류 기간 가봤던 어느 식당보다도 훨씬 인테리어나 음식 구성이 좋았던 것 같다. 가격표상에는 메인요리 메뉴가 일반 가격과 소방대원 대상 할인가격이 따로 적혀 있었다.

서유럽 대부분의 소방서가 그렇듯 이곳도 청사 안으로 들어가려면 용무가 있는 사람에 한 해 자동기기로 출입증을 발급받아 들어갈 수 있었지만, 구내식당은 전시실과 함께 출입문 앞쪽에 통제받지 않는 구역에 자리 잡고 있어 출입이 자유로웠다.

핀란드는 땅은 넓어도 인구밀도는 아주 적은 나라이다. 에스포 소방서 청사는 크지만, 근무인원이 그다지 많지 않고 청사 주변으로도 건물밀집도는 상당히 낮은 편이다. 그래서 소방서 근무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 외부인들로 이용범위를 넓혀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소방서 구내식당에 외부인들이 오기 때문에 소방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홍보에도 신경을 쓰고 있었다. 식당으로 향하는 경로에 전시공간을 둬 자연스럽게 관람하도록 했고 대형 모니터에서는 소방서를 홍보하는 프레젠테이션이 반복돼 나오고 있었다.

사진 12. 출동대원 식사보관함 및 식별용 목재 표찰
사진 12. 출동대원 식사보관함 및 식별용 목재 표찰

▲ 식당 내 식판 구분 표찰 = 그곳에서 식사하고 있을 때 출동지령이 울렸다. 옆에서 식사하던 대원들이 식사를 멈추고 출동하는데, 다들 식판을 들고 벽 쪽에 있는 우리나라 대형마트 식당의 퇴식대처럼 생긴 함에다가 집어넣고 나간다. 그리고 그들은 숫자가 적힌 작은 나무 원판을 식판에 올려놓았다.

왜 대원들이 그렇게 하는지 물어보니 출동 갔다 왔을 때 어느 것이 자신이 먹던 것인지 알기 위해 숫자 나무판을 올려두는 것이고, 어느 정도 온기를 유지하기 위해 함에다가 넣는 것이라고 한다.

물론, 주인 잃은 음식이 테이블위에 남으면 다른 사람의 이용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다.

사진 13. 레스토랑 안전센터 건물 외관 (위키피디아)
사진 13. 레스토랑 안전센터 건물 외관 (위키피디아)

▲ 레스토랑 안전센터 = 독일 브레멘에는 Restaurant Feuerwache(레스토랑 안전센터)라는 특이한 이름의 건물이 있다. 외관상 보더라도 차고가 있고 건물 정면에 떡하니 제5안전센터라고 적혀 있다. 

그러나 이곳은 소방서와 더 이상 아무 관련이 없는 레스토랑에 불과하다. 건물은 온통 레스토랑으로만 사용되고 있고 소방관도 없는데 건물이 소방서 안전센터인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 14. 차고를 개조한 레스토랑 내부 (출처 : raumperle)
사진 14. 차고를 개조한 레스토랑 내부 (출처 : raumperle)

브레멘소방서의 제5안전센터는 1952년에 지어졌다가 공간이 협소해 2004년 다른 곳에 새로 크게 건축돼 이전했고 기존 건물은 민간에 매각됐다. 이걸 사들인 사람이 건물의 형태를 그대로 두고 내부를 일부 개조해 레스토랑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에서는 제법 맛집으로 소문이 난 것 같은데, 기회가 되면 한 번 가보면 괜찮을 것 같다.

조현국 화천소방서 소방행정과장
조현국 화천소방서 소방행정과장

예전에 음식 전문가로 유명한 백종원 대표가 모 공중파 예능프로그램에서 군 복무 시절 일화를 소개하면서 얘기했듯이 ‘먹는 문제는 소방대원들에게 끼니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근무 사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이슈’이다. 

근무자의 식사와 관련해 꾸준한 변화와 개선을 해오고 있지만 아직도 해법을 찾지 못한 여러 난제에 있어 이번에 소개한 해외사례가 참고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2023년 12월15일

조현국 화천소방서 소방행정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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